[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홍명보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고 공식 활동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축구계는 시끌벅적하다. 홍명보 감독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와 국회, 스포츠윤리센터까지 나선 상태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정부 조사에 예민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협회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협회의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다.
먼저 나선 건 문화체육관광부다. 문체부는 지난 15일 “그간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언론에 기사가 나와도 지켜봤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이라며 "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가 없는지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문체부를 직접 조사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엄정한 조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KFA는 비판의 중심에 놓여 있다. 감독 선임을 관장하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애초 외국인 지도자를 알아보다가 이에 실패하자 갑작스럽게 국내 감독으로 선회했고 이 과정도 전강위 위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등 과정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박지성, 이동국, 조원희, 이천수 등도 KFA의 행보를 비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자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407/468566_527705_2040.jpg)
축구협회는 올해부터 정부 유관 기관에 포함돼 문체부가 일반 감사를 추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축구협회는 '정부 혹은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보조를 받는 기관'으로 등록된 상태다.
하지만 KFA는 문체부의 조사를 경계하고 있다.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정관 14조 1항에는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삼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15조에도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돼 있다.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체육 관련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했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당했다.
체육계 비리 조사 기구인 스포츠윤리센터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리센터는 체육계 인권 보호를 위한 전담 기구이자 스포츠 비리 신고 처리 기관이다. 국민체육진흥법상 광범한 스포츠 비리 사안에 대한 신고를 받고, 접수 시 조사에 나서도록 규정돼 있다.
![전 축구선수 박지성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행사 'MMCA: 주니어 풋살'에서 미래세대 토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407/468566_527706_2124.jpg)
정치권도 나섰다. 국회 문체위 소속의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가세했다. 그는 "축협의 홍명보 감독 선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불투명한 선임 과정, 홍 감독 개인의 부적절한 과거 행적 등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축협은 규정에도 없는 전강위 권한 위임을 통해 몇몇 사람들의 자의적인 결정으로 감독 선임을 단행했다"며 "홍명보 감독은 그간 감독직을 거절해 왔다고 하는데 평가 서류 제출도 없었을 테고, 면접도 없었는데 어떻게 1위의 평가를 받을 수 있나"면서 "'답정너'식 절차가 아니었는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도 나섰다. 문체위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FA에 이사회 회의 공개를 요청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밝혔다. KFA는 자율성을 앞세워 거절했다고 한다.
강유정 의원은 “최근 유로 2024에서 우승한 스페인왕립축구연맹은 이사회뿐 아니라 총회, 집행위원회의 결정 사항까지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하고 있다"며 "축협이 강조하는 자율성과 독립성이 독단과 밀실 행정으로 흐르고 있다. 축협에는 매년 300억 원가량이 지원되는데, 공적 자금을 받는 이유에 대한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위해서라도 더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했다.
역시 문체위 소속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축협이 정몽준·정몽규 등 정씨 집안의 사유물이냐"며 "언제까지 축구협회의 구태 행정에 축구 팬과 현장 지도자가 분노해야 하는가"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다만 정치권이 너무 섣부르게 여론에 편승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주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news/photo/202407/468566_527707_2139.jpg)
한편, 전강위 위원 출신으로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을 폭로한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가 해당 발언 이후 첫 공식 일정에 나선다.
박주호는 18일 'K리그 산리오 팝업스토어 사전 오픈 및 인플루언서 데이'에 참석할 예정이다. 박주호의 발언 이후 KFA는 “전강위 내부의 일을 폭로한 것은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라며 박주호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박주호가 이와 관련한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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