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것을 두고 ‘특혜 시비’가 일자 22일 3300여자 분량의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을 두고 감사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이다. 하지만 해명자료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KFA는 22일 홈페이지에 올린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관련 Q&A’를 통해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가 인터뷰한 외국인 감독 최종 후보 2명은 면접 때 다양한 자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임생 총괄이사가 인터뷰 한 두 감독은 거스 포옛(우루과이)과 다비트 바그너(독일)로 알려져 있다. KFA는 “한 감독은 표지 포함 22페이지의 자료와 대표팀 경기영상 16개, 다른 감독은 표지 포함 16페이지의 PPT자료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자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407/468795_528058_4514.jpg)
KFA는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 홍명보 감독의 면담이 특혜라는 주장이 있는데 자료를 잘 준비해 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 있고, 성의 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목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홍명보 감독도 두 외국인 감독 후보처럼 똑같이 면접을 보고 자료를 준비해 왔어야 했다. 이임생 총괄이사는 유럽에서 두 후보를 면접하고 나서 귀국한 뒤 홍명보 감독의 자택을 찾아가 그를 만났다.
KFA에 따르면 이임생 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과 2시간가량 면담을 했다. KFA는 “대표팀 운영 방안, 한국축구 기술철학의 각급 대표팀 연계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라며 “대표팀과 관련해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동기부여, 대표팀 내 건강한 문화의 조성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라고 밝혔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407/468795_528059_4546.jpg)
이임생 기술위원이 미리 홍명보 감독에게 면접 여부를 알리고 방문한 것도 아니었고 홍명보 감독이 이와 관련한 어떤 자료를 제시한 것도 아니었다. 이 때문에 “자료 준비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가 아닐 것”이라는 KFA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게 됐다. 공평한 절차를 통해 감독 선임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KFA는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의 플레이스타일이나 축구철학은 KFA 전력강화위원회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맡은 것은 물론 최근 울산 HD를 4년간 맡으면서 K리그 2연패 하는 등 (축구 철학이) 확인됐다”며 “위원들은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 홍명보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됐다”고 했다.
이어 “또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뽑으면서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밝힌 셈이 됐다.
이는 전강위 위원이었던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의 발언과 비슷하다. 박주호는 유튜브를 통해 “회의 시작도 전부터 '국내 감독이 낫지 않아?' 하는 대화로 벌써 분위기가 형성됐다”, “외국 감독에 대해 논할 때는 이것저것 따지며 반대 의견을 내는데, 국내 감독에 대해 언급하면 무작정 좋다고 했다” 등이라고 말했다.
이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전강위의 역할이 생략된 채 정몽규 KFA 회장이 독단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FA의 감독 선임 시스템이 무너져 비판과 질타를 받은 상황에서도 또다시 비슷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KFA는 “이임생 총괄이사가 (외국인 후보를) 직접 면담해 보니 해당 감독들이 설명하는 자신의 축구철학 및 방향성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했던 해당 지도자의 게임모델 검증이나 기술총괄이사 본인이 유럽 출장 전에 분석하고 파악한 해당 감독의 전술적 선택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해당 지도자들의 분명한 자기 축구철학이 협회의 기술철학과 접목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확신은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과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후보 두 명 중 우선순위에 오른 감독과 계약 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외국인 코칭스태프 면접과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태극전사 면담을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섰던 홍명보 감독은 곧 귀국한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과 김민재에 이어 이재성과 황인범, 설영우(이상 츠르베나 즈베즈다)와도 면담했다. 이달 말 공식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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