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팀 K리그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는 2006년생 양민혁(18·강원FC)의 쇼케이스였다.
양민혁은 최근 토트넘과 6년 계약을 하면서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2025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하고 그전까지는 소속팀이었던 K리그 강원에서 임대로 뛴다. 올 시즌 K리그에 데뷔한 양민혁은 25경기(16경기 교체 출전)에서 8골 4도움으로 득점 부문 공동 6위를 달린다.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선수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득점 상위권에 올라있다. 그는 K리그 최초로 3달 연속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구단 역대 최연소 출전(만 17세 10개월 15일)과 최연소 득점(만 17세 10개월 23일) 기록을 가지고 있다.
양민혁으로서는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배들에게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알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 팀 K리그 대표로 선발 출전한 양민혁은 전반까지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아쉽게도 득점하진 못했다.
하지만 선배들 앞에서 주눅 들진 않았다. 전반 22분 이승우(전북 현대)의 패스를 받은 후 토트넘 수비수 에메르송 로얄을 제치는 활약을 하기도 했다. 2분 뒤에는 이동경(김천상무)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반면 손흥민은 전반 37분과 전반 추가시간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후배 앞에서 실력을 보여줬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 3395명의 관중은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레머니를 2번이나 봤다. 손흥민은 후반 17분 교체됐다.
이날 경기에서는 토트넘이 팀 K리그에 4-3 승리를 거뒀다. 2022년 7월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팀 K리그에 6-3으로 이겼던 토트넘은 2년 만에 다시 만나 또 승리를 가져갔다.
양민혁은 경기 후 “토트넘을 상대해 보니 확실히 달랐다. 제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손흥민 선수가 확실히 잘한다는 걸 또 한 번 느꼈다”라고 말했다. 제일 인상 깊었던 선수로도 손흥민을 뽑았다. 그는 “(손흥민의) 슈팅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양민혁에 해주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양민혁이) 언제, 왜 축구를 시작했는지 잊지 않고 열심히 하라는 얘기를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터뷰를 먼저 마친 양민혁과 인터뷰를 대기하던 손흥민은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토트넘 선수들도 양민혁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수비수 벤 데이비스는 “양민혁이 토트넘에 오면 어떨지 너무 기대된다”라며 “저희와 계약한 거면 이미 잘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계속 잘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K리그에 멋진 젊은 선수가 많아서 굉장히 좋은 경기였다”라고도 말했다.
공격수 브레넌 존스는 “(양민혁이) 굉장히 어린 선수인데 전술적으로 또 빠른 발로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를 마친 토트넘은 내달 3일 같은 장소에서 김민재의 소속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과 시리즈 2경기를 치른다.
한편, 이날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 하프타임에는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가 공연을 펼쳤다. 2경기 하프타임에는 뉴진스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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