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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신중론, 정몽규-김택규 거취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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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신중론, 정몽규-김택규 거취 관심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1.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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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여론에 의존하면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수 있으니 휩쓸리지는 않겠다. 면밀하게 검토하겠다.”

유승민(43)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의 말이다. 유 당선인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센트럴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과제와 목표를 언급하던 중 두 종목단체장 선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과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당선됐을 때 ‘인준(승인)을 할 것인지’가 화두였다. 둘은 지난해 이기흥 전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나란히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 체육계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들이다. 비슷한 시기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3명에게 연임 포기를 촉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승민 당선인이 당선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체육 종목단체장의 인준권은 대한체육회가 갖고 있다. 유승민 당선인은 정몽규 회장과 김택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다만 아직 두 종목단체장 선거가 끝나지 않아 연임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입장을 밝히기에 난감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유승민 당선인은 “대한체육회 시스템이 허술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산하 단체장 출신이라 그 절차를 거쳤다”며 “꼼꼼히 더 지켜볼 수 있을 것 같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론에 휩쓸리지는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몽규 회장과 김택규 회장의 연임 여부는 4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유승민 당선인이 부임과 동시에 마주한 벽이다. 둘에 대한 각계의 사퇴 요구가 끊이지 않지만, 이들 종목의 사활이 걸린 점에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두 종목 모두 선거 일정이 전면 백지화된 점도 신중론을 펼친 배경이다.

정몽규 회장이 지난달 26일 차기 선거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먼저 KFA는 당초 8일로 예정됐던 회장 선거가 허정무 후보의 가처분 신청으로 연기된 뒤 새 일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공지를 통해 23일 연기를 계획했으나 야권 후보들이 강하게 반발해 하루 만에 전면 백지화됐다. 그러면서 KFA 선거운영위원회 위원들이 전원 사퇴를 결정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는 중이다.

KFA는 14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한 뒤 1월말까지 선거운영위를 재구성하고, 2월초 이사회 승인을 받아 선거 업무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갈 길이 먼 가운데 변수도 발생했다. 야권 후보들의 요구로 추진됐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진행이 3월 5일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 일정과 겹쳐 무산됐다.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현 회장은 오는 21일 세 번째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를 받았던 KFA는 2월 2일까지 정 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은 상황. 이기흥 회장이 물러난 현시점에서 정 회장의 거취는 체육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경쟁한다.

김택규 회장이 지난해 파리 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택규 회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 회장은 8일 배드민턴협회 선거운영위의 '후보 결격자' 판단으로 차기 선거 출마가 무산될 뻔했다. 공금 횡령 및 배임 등으로 입건, 보조금법 위반, 문체부 해임 권고 등 '사회적 물의'가 판단 근거로 제시됐다.

코너에 몰렸던 김택규 회장은 극적으로 후보 자격을 회복하면서 다시 링에 올랐다. 김 회장은 1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를 통해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서 승소, 후보자 자격을 임시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배드민턴협회는 16일로 예정됐던 선거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배드민턴협회 또한 기존 선거운영위에서 7명 중 3명이 정당 당원으로 확인, '당원 등은 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겨 위원회 재구성이 불가피하다. 재선을 노리는 김택규 현 회장은 최승탁 전 대구배드민턴협회장, 전경훈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회장, 김동문 원광대 스포츠과학부 교수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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