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새해를 앞두고 벌어진 충격적인 참사에 연말이 슬픔으로 가득 찼다. 이에 매해 마지막날 찾아오는 지상파 3사 시상식의 반가운 새해 인사도 만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추락했다. 이 사고로 여객기에 탑승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 중 꼬리칸에 탄 승무원 2명만 구조되고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망자는 태국인 2명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인이었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일어난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부터 오는 1월 4일까지 7일간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 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들은 조기를 게양하고, 공직자들은 애도 리본을 단다.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피격 사건이 국가애도기간으로 최초 선포된 바 있으며, 윤석열 정부에 들어선 후 2022년에 벌어진 이태원 참사가 두 번째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해졌다.
새해 첫 주가 국가애도기간으로 결정된 만큼 지자체들은 새해 카운트다운 축제를 취소하는 분위기다. 이번 참사에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입은 광주·전남 지자체는 해맞이 행사를 전부 취소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제야의 종 타종식과 무등산 해돋이 행사를 취소했고, 전남 해남군도 '땅끝해남 해넘이 해맞이 축제'를 취소했다. 전남 장흥군은 정남진전망대에서 예정된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행사를 위해 미리 준비한 떡국과 김치 등은 지역 복지시설에 전달하기로 했다. 세종시 역시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드론·불꽃쇼를 전면취소했다. 이 밖에 다른 지자체의 행사도 축소되거나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 및 홍보 프로모션 일정 취소도 연달아 공지됐다. 김장훈은 순천콘서트를 당일 취소했고 도경수(디오), 원진아, 신예은 주연의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30일 계획된 제작보고회를 취소했다. 테이 또한 오는 31일 원주에서 진행되는 콘서트를 취소하기로 했다. 세븐틴, 아이브 등은 신보 프로모션 일정을 미뤘다. 콘서트 당일 취소가 어려웠던 임영웅, 성시경은 공연 중 애도를 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상파 3사 시상식 개최도 불투명하다. '2024 MBC 방송연예대상'은 참사 당일과 개최일이 겹쳐 급히 취소 결정을 내렸다. 당초 포토월만 취소할 계획이었으나 사상자가 크게 늘면서 생방송 취소, 뒤이어 개최 취소를 결정했다. 수상자 공개 여부와 방법은 논의 중이다.
오는 30일 개최되는 '2024 MBC 연기대상'과 31일 'MBC 가요대제전', 'KBS 연기대상', 'SBS 연예대상'은 아직까지 취소 소식을 전하지는 않았으나 진행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MBC 가요대제전'의 경우 뉴진스, 에스파, 에이티즈 등 일부 K팝 아티스트들의 사전녹화가 종료된 상황이기에 취소 결정을 내리기 더욱 어려운 입장이다. 특히 MBC는 이미 'MBC 연예대상'을 취소한 데다, 참사 바로 다음날인 'MBC 연기대상' 또한 취소할 가능성이 커 연말 시상식 3개를 전부 진행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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