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5-01-19 22:04 (일)
'별중의별' SK 워니, 이렇게 잘하는데 은퇴 이유는? [KBL 올스타전]
상태바
'별중의별' SK 워니, 이렇게 잘하는데 은퇴 이유는? [KBL 올스타전]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1.19 2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기술이나 기량 때문에 은퇴하는 건 아니다. 미국에 있는 조카를 누나 혼자 키우고 있다. 학교 다닐 때가 돼서 아버지 역할을 해주고 싶다.”

지난달 개인 블로그를 통해 갑작스러운 은퇴 예고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 SK 나이츠 센터 자밀 워니(31·미국). 그가 농구화를 벗기로 결심한 배경엔 가족이 있었다.

한국프로농구(KBL) 6년차를 맞이한 워니는 올 시즌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전반기 30경기에서 평균 34분 27초를 소화하며 24.5점 12.7리바운드를 올렸다. 3개 부문 모두 리그 1위다. 1·2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는 등 소속팀 SK가 8할 승률(24승 6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워니가 MVP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KBL 제공]

워니의 엄청난 존재감은 별들의 잔치에서도 이어졌다. 1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KBL 올스타전. 워니는 34분 55초 동안 41점 19리바운드,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이번에도 3개 부문 1위를 독차지했다. 워니의 활약으로 크블몽팀은 공아지팀을 142-126으로 물리치고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압도적인 기량을 뽐낸 워니는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올스타전 MVP로 활짝 웃었다. 기자단 투표 결과 77표 중 66표가 집중됐다. 단순히 스탯을 쌓는 데만 치중하지 않고, 4쿼터 막판 트리플클러치를 성공하는 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결과다. 부상으로 트로피와 함께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워니. [사진=KBL 제공]

워니의 맹활약은 그가 올 시즌 이후 은퇴를 예고해 더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16일 한국어로 작성된 개인 블로그를 통해 팬들과 소통을 시작하면서 "이게 내 마지막 농구 선수로서의 해라는 걸 안다"고 적어 소속팀과 농구 팬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다.

워니의 개인 블로그와 이날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하면 그는 농구보다 ‘가족’을 우선순위에 두고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희철 감독님은 아버지 같은 소중한 존재이면서 또 다른 가족이지만, 이제 진짜 가족에게 돌아갈 시간”이라 언급하는 등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애틋하다.

전희철(왼쪽) 감독이 워니를 보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KBL 제공]

경기 후 올스타전 MVP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워니는 “또 하나의 즐거운 올스타전이었다. 팬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팀 동료들이 많이 참여하고, 전희철 감독님을 모시고 같이 뛰어서 영광”이라며 “무엇보다 다른 팀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눌 경우가 많지 않은데, 같이 열심히 뛰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MVP보다 그게 더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절정의 기량을 뽐낸 워니는 올스타전 직후 ‘은퇴 예고’와 관련된 질문을 여러 차례 받았으나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새로운 인생, 특히 미국에 있는 누나와 조카를 위한 결정인 점을 강조했다. “(은퇴 번복이) 절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아직은 마음에 변함이 없다”며 “조카와 미국에서 같이 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워니가 올스타전 후 기자회견에서 트로피를 앞에 두고 자리에 앉았다. [사진=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은퇴 예고와 관계없이 경기력은 꾸준하다. 정규리그 1위팀 SK의 에이스인 워니는 “아직도 팀에서 가장 많이, 열심히 운동한다. 마지막인 게 동기부여도 된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다”며 “오늘은 팬들이 길게는 6~7시간을 기다린 올스타전인 만큼 쉽게 넘어가지 않으려 했다. 팬들을 즐겁게 할 생각으로 뛰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반까지 절정의 기량을 펼친 워니의 라스트 댄스는 후반기에도 계속된다.

그는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지난 시즌 초반에 잘하다가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올해는 좀 더 집중해서 후반기에도 강팀다운 경기력을 이어가고 싶다. 개개인이 목표를 갖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발전하면, 팀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