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NK 썸 첫 우승, 여성 감독 박정은이 해냈다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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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BNK 썸 첫 우승, 여성 감독 박정은이 해냈다 [WKBL]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5.03.2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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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형수님이 대한민국의 레전드잖아요.”

지난달 유튜브 채널 ‘핑계고’에서 조세호 MC는 배우 한상진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한상진은 박정은(48) 부산 BNK 썸 감독의 남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한상진은 박정은 감독과 관련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재 부산에 거주하는 이유로 “아내가 BNK 감독이라 부산에서 월급을 받는다”며 “나는 '공정 경제'를 좋아한다. (구단을 만든) 부산 BNK는 부산 시민들의 예금으로 만들어진 은행이다. 부산에서 받는 월급이라면 부산에서 써야 하니 주소지를 옮겼다”고 강조했다.

한상진(왼쪽) 박정은 부부가 트로피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WKBL 제공]

핑계고에서 소개된 것처럼 박정은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여자농구 간판으로 명성을 떨쳤다. 1994년부터 2013년까지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에서 간판 포워드로 맹활약하며 5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00 시드니 올림픽 4강을 이끄는 등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박정은 감독은 2021년 BNK 지휘봉을 잡으며 사령탑으로 데뷔했다. 2019년 창단한 신생팀 BNK는 부산 출신 레전드와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첫해 포스트시즌, 이듬해 챔피언결정전 진출로 성과를 냈다. 그리고 4년차를 맞이한 올 시즌 마침내 새 역사를 썼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는 2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과의 2024~2025 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55-54로 승리, 3연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BNK의 창단 첫 우승이자, WKBL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감독이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은 감독이 그물 컷팅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던 BNK는 비시즌 박혜진, 김소니아 등을 영입하며 우승 후보로 언급됐다. 개막 6연승으로 지난 시즌(6승 24패) 승수를 따라잡는 등 상승세가 대단했다. 다만 정규리그에서는 전통의 강호 우리은행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이로 인해 정규리그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밀렸던 3위 삼성생명을 플레이오프(PO) 상대로 만나게 돼 어려움이 예상됐다.

박정은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가 통했다. 단기전 특성상 체력 안배보다 흐름을 놓치지 않는 데 주력하면서 베스트5를 풀가동했다. 안혜지~이소희~이이지마 사키(일본)~박혜진~김소니아로 이어지는 탄탄한 주전 라인업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삼성생명을 3승 2패로 물리쳤고, 우리은행을 3연승으로 제압해 왕좌에 올랐다.

박정은 감독이 선수단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정은 감독은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수 때 우승을 5번 했는데, 그게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이번이 더 의미가 깊다"며 "여성 지도자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박정은 감독은 "우승이라는 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수복이 많아서 이렇게 된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특히 주장 박혜진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우리 팀 선수들이 개성이 강하고 본인이 공을 갖고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기는 것에 초점을 뒀다. 주장 박혜진이 선수들의 욕심을 잘 눌러주고 소통도 해서 오늘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창단 6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BNK는 다음 시즌 2연패를 노린다. ‘우승 감독’ 타이틀을 단 박정은 감독은 ‘언니 리더십’을 앞세워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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