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K리그 클래식에 임대선수 열풍이 거세다. 이번엔 이근호(전북 현대)다. 중동발 태풍을 몰고왔다.
이근호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남과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40분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엔 페널티킥까지 얻어내 전북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전북은 올 시즌 전남을 상대로 1무 1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다가 이날 역전승으로 K리그 클래식 전구단 승리 기록까지 따냈다.
전북의 역전승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이번에도 임대선수의 힘이 발휘됐다는 것이다. 최재수(포항)와 조찬호(수원 삼성)는 추가선수 등록기간에 맞임대돼 25라운드에서 팀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최재수는 프리킥 선제골로 전북전 3-0 완승을 이끌었고 조찬호는 제주전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0-2 열세를 4-2 역전승으로 만들어냈다.
조찬호, 최재수, 이근호의 공통점은 모두 6개월 단기임대라는 점이다. 모두 이번 시즌이 끝나면 팀과 이별해야 한다. 물론 시즌이 끝난 뒤 완전이적을 할 수도 있지만 이는 선수가 원하고 구단 사이 협상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임대선수들이 맹활약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짧은 시간 안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이다. 원 소속팀에서 주전을 꿰차지 못했기 때문에 임대된 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인정받아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더라도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임대된 팀으로 완전 이적하더라도 감독과 프런트 등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또 하나 이유를 들자면 감독들이 단기 임대인만큼 자신이 절실하게 원했던 선수들을 데려온다는 점이다. 오래 전부터 해당 선수를 지켜봐왔다가 기회가 됐을 때 임대로라도 영입한다는 것이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조찬호를 2013년부터 지켜봐 왔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할 때도 끊김이 없이 그대로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전북에서 이상협을 데려온 김학범 성남 감독도 "이상협을 데려옴으로써 김두현과 황의조로 이어지던 공격 흐름이 더욱 원활하게 됐다. 공격을 풀어나가거나 세트 플레이에서 모두 이상협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만큼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원하는 것도 절실하다. 서정원 감독은 "조찬호가 첫 경기에서 2골 2도움을 올렸다고 해서 그 다음 경기에서도 맹활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릎을 다쳤었기 때문에 100% 컨디션은 안되겠지만 80%의 몸상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이상협이 성남에 필요했기 때문에 임대로 데려왔다. 아직은 교체로 뛰지만 이상협이 이번 시즌에 성남에 좋은 선물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는 이근호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엘 자이시에서 주전 자리를 잃고 K리그로 복귀, 다시 한번 도약하려는 이근호의 바람도 있지만 이근호를 데려와 '닥공'에 무게를 더하려는 최강희 감독의 마음도 절실하다. 이근호와 최강희 감독의 절실함은 어려웠던 '호남 더비'에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런 절실함이 곳곳에 있기에 앞으로 남은 기간 K리그 클래식의 임대선수는 더욱 뜨거운 활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