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한 때 김병현은 대한민국을 통틀어서도 손꼽히는 스포츠 스타였다. 2000년대 초반 자그마한 체구로 메이저리그(MLB) 타자들을 줄줄이 처리하는 그의 피칭에 많은 이들이 열광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 무대 복귀 후 보여준 것이 없었다. 지난 4월10일 넥센을 떠나 고향팀 KIA로 트레이드 됐지만 역시나 애물단지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KIA 이적 후 성적은 6경기 출전 평균자책점 13.06에 불과했다.
그가 KIA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했다. 김병현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5이닝을 소화하며 2실점, 강우콜드 완투승을 거뒀다. 지난해 6월30일 대전 한화전 이후 356일 만의 5회 이상 피칭이다.
김병현의 호투 속에 KIA는 3연승으로 시즌 30승 고지를 신고했다. 5위 두산과의 승차는 3경기차다. 4위 롯데와의 승차도 어느덧 3.5경기차로 좁히며 중위권 순위 다툼에 불을 지피고 있다.
꼴찌 한화는 대전구장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자존심’ 김태균의 역전 결승 3점포를 앞세워 8위 LG에 4-2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LG에 반경기차로 따라붙어 탈꼴찌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쳤다.
LG 채은성은 8회초 윤규진을 상대로 프로 통산 첫 홈런을 그라운드 홈런으로 기록했다. 이는 2014 시즌 1호이자 통산 76호 그라운드 홈런이다.
넥센은 목동 홈경기에서 6-5로 승리, SK를 6연패 늪으로 몰아넣었다. 올 시즌 야구에 눈을 뜬 2루수 서건창은 6회말 결승타를 쳐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2군으로 내려갔다 온 손승락은 2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내며 부활을 알렸다.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NC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 KIA 4-2 두산 (잠실) - '김병현 행운의 완투승‘ KIA, 3연승 신바람
KIA가 김병현의 호투에 힘입어 3연승을 내달렸다. 김병현의 고향팀 이적 후 첫 승이자 올 시즌 마수걸이 승이다. 5이닝을 마치자마자 때마침 비가 내리며 완투승이라는 기록도 덤으로 얻었다.
KIA는 1회초 가볍게 선취점을 냈다. 선두타자 김주찬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대형의 2루 땅볼 때 2루까지 진루한 김주찬은 이범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김주찬은 3회초에도 밥상을 차렸다.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이대형의 플라이 때 3루로 진루했다. 2사 후에는 나지완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나온 안치홍은 시즌 9호 중월 스리런포를 쳐내며 스코어를 4-0으로 벌렸다.
두산은 3회말 반격에 나섰다. 이원석과 김재호, 정수빈의 연속안타로 한점을 따라붙었다. 민병헌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오재원의 2루 땅볼 때 김재호가 홈으로 파고들며 2점차로 따라붙었다.
김병현은 3회 2실점했지만 4회 2사 2루, 5회 2사 3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이후 폭우가 쏟아졌다. 더 이상 경기는 재개되지 않고 KIA의 승리로 끝났다. 5이닝 4피안타 2실점한 김병현의 완투승이었다.
계투가 주전공인 두산 선발 오현택은 3이닝 4실점하며 선발 적응에 애를 먹었다. 두산은 4연패 수렁에 빠지며 승률 5할(32승 32패)마저 위태롭게 됐다. 4위 롯데와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진 5위였지만 이날 패하며 반경기차 뒤진 5위가 됐다.
◆ LG 2-4 한화 (대전) - 김태균 8회말 역전 결승포 한화, LG에 대역전승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아도 한화의 간판은 역시 김태균이다. 김태균이 8회말 역전 결승홈런을 터뜨린 한화가 LG를 꺾고 탈꼴찌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핸드볼 스코어 트렌드 속에서 양팀 투수들은 투혼을 보여주며 눈부신 역투를 펼쳤다. 한화 선발의 희망으로 거듭난 이태양은 7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LG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은 7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팽팽히 맞섰다.
한화는 3회말 2루타로 출루한 정범모를 이용규가 2루타로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냈다. LG는 7회초 최경철의 중전안타에 이은 박용택의 우익선상 2루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8회가 하이라이트였다. LG는 채은성이 윤규진을 공략해 중전안타를 쳐냈다. 한화의 중견수 펠릭스 피에가 무리하며 노바운드로 처리하려던 것을 빠뜨린 사이 채은성은 홈까지 대시했다. 프로데뷔 첫 홈런을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만드는 진귀한 장면이었다.
역전을 허용한 한화는 홈팬들 앞에서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8회말 한상훈과 정근우의 연속안타로 찬스를 잡은 한화는 김태균의 스리런 홈런으로 단숨에 경기를 4-2로 뒤집었다.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긴 시즌 7호 대포였다.
윤규진은 9회초 정성훈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이진영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반면 8회 올라와 연속 3안타를 허용한 LG 유원상은 패전투수가 됐다. 3번타자 정성훈은 3안타 경기를 했지만 팀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 SK 5-6 넥센 (목동) - '김민성 3점포‘ 넥센, 이틀 연속 SK에 한 점차 승리
SK 고효준은 1회가 문제인 투수. 고효준은 또 경기 초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회초 조동화의 볼넷에 이은 이재원이 투런포로 2점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1회말 5실점하며 체면을 구겼다.
선두타자 서건창과 2번 이택근은 범타로 물러났다. 대량 득점은 2루타를 친 유한준으로부터 시작됐다. 강타자 콤비 박병호와 강정호는 볼넷으로 출루.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가 적시타를 쳐내며 2점을 불러들였다. 이어 나온 김민성은 좌중월 3점포로 고효준을 울렸다.
SK는 4회초 박정권의 솔로포와 5회초 정상호의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5회초 1사 만루 찬스와 6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단 한점을 내는데 그치며 넥센에 분위기를 내줬다. 넥센은 6회말 서건창이 안타로 출루한 김민성을 불러들이는 2루타를 쳐내며 결승점을 뽑았다.
한 점차 리드를 안은 넥센은 한현희와 손승락 카드를 내세워 SK에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둘은 3이닝을 깔끔히 막고 이틀 연속 짜릿한 한 점차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SK는 고비 때마다 적시타를 쳐내지 못하고 6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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