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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이정효·김은중, 감독 거취 흥미롭네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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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이정효·김은중, 감독 거취 흥미롭네 [K리그]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2.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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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K리그1 최고 감독이 K리그2 강등팀으로 갔다. 간신히 잔류한 명문클럽 전북현대는 시민구단에서 성과를 낸 사령탑을 노린다. 수원FC는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지도자와 갈등을 겪었다.

비시즌 프로축구 K리그가 사령탑들의 거취 문제로 연일 화제다. 윤정환(51)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이정효(49) 광주FC 감독, 김은중(45) 수원FC 감독의 행보가 핵심 선수들의 이적보다 더 높은 관심을 받는 중이다.

윤정환 감독이 22일 인천과 계약에 합의했다.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가장 주목받는 건 윤정환 감독이다. 인천은 22일 "올 시즌 강원을 K리그1 준우승으로 이끌고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윤정환 감독을 제13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인천은 올해 K리그1 꼴찌에 머물러 K리그2로 강등됐다. 1부 최고 지도자가 2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배경으로는 연봉이 1순위로 꼽힌다. 앞서 윤정환 감독은 강원FC와 재계약 과정에서 금액 차를 좁히지 못했다. 올해 J리그 시절보다 낮은 연봉 4억원을 받았던 윤 감독은 강원에 9억원대 연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민구단 강원은 예산 초과를 이유로 6억원을 제안해 협상이 틀어졌다. 강원은 정경호 수석코치에게 새 시즌 지휘봉을 맡겼다.

시민구단 인천은 빠른 승격을 목표로 윤정환 감독이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안해 손을 맞잡았다. 윤 감독은 "열정적인 시민, 팬들을 가진 인천의 K리그1 승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인천은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선수단에 동기를 불어넣고, 경쟁력 있는 게임 모델(공간과 위치·변화·전방압박)을 입혀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다만 인천은 윤정환호 출항 전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다. 전임 사령탑인 최영근 감독이 계약 해지서에 서명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상호 계약해지’를 발표했기 때문. 이에 대해 인천 서포터즈 ‘파랑검정’은 “최영근 감독에게 감사와 미안함을 전한다”며 심찬구 임시대표의 해임과 공청회 개최를 요구, 근조화환 보내기 운동과 주말집회를 예고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정효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이정효 감독의 거취 또한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광주 잔류와 전북 이적을 두고 매일 상반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앞서 이정효 감독은 16일 김두현 감독이 상호 계약해지로 전북을 떠난 뒤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떠올랐다. 전북이 K리그 구단을 지휘한 감독들 위주로 후보군을 추린 가운데 경험과 선수단 장악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하마평에 올랐다.

2022년 광주FC 지휘봉을 잡은 이정효 감독은 3시즌 동안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부임 첫 해 광주의 K리그2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승격팀을 K리그1 3위까지 끌어올렸다. 광주는 지난해 기준 K리그1에서 연봉 총액이 압도적으로 최하위였으나 이정효 감독의 지도 아래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켜 축구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광주는 올해 K리그1에서는 9위에 머물렀으나 첫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6차전까지 4승 1무 1패(승점 13)로 동아시아 그룹 2위를 유지, 16강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광주에서 3번째 시즌을 마친 이정효 감독은 최근 ‘전북의 모기업인 현대자동차 본사에 나타났다’, ‘노동일 광주 대표의 설득으로 잔류를 결심했다’ 등 여러 소문의 주인공으로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르면 금주 내로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길영 수원FC 위민 감독과 김은중 수원FC 감독이 23일 나란히 2026년까지 재계약에 합의했다. [사진=수원FC 제공]

한편, 김은중 수원FC 감독은 23일 계약 연장으로 감독 홀대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12월 수원FC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2024년 K리그1 리그 5위(승점 53)를 기록해 구단 역대 최고 순위와 승점을 달성했다.

부임 첫해를 훌륭하게 마친 김은중 감독은 17일 수원FC와 협상이 결렬된 뒤 각종 루머에 휩싸였다. '현재 연봉의 2배를 요구했다', '시민구단이 영입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한 몸값이 비싼 선수를 원했다', '코칭스태프 장기 계약을 요구했다'는 수원FC 측 주장이 쏟아졌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권경원, 이승우, 이영준이 이적했고 9월 손준호 파문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팀을 수습한 김 감독 입장에서는 부당한 처사로 느껴졌다.

이에 대해 김은중 감독은 "절대 무리한 계약 조건을 희망한 적이 없다. (금액이) 절대 2배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선수단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직 연장 계약안과 코칭스태프 재계약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수원FC 서포터즈 ‘리얼크루’가 성명문을 통해 김 감독을 지지하면서 구단 행정을 강력히 비판하고, 수원시에서 사태를 예의주시하자 기류가 바뀌었다.

결별 위기를 넘긴 김 감독은 성과를 인정받아 2026년까지 동행에 합의했다. 최순호 수원FC 단장은 "김은중 감독은 구단을 새로운 도약의 길로 이끌었다"며 "계약 연장을 통해 더 큰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이 구단의 의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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