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홍현석 기자] '리틀 드로그바' 로멜루 루카쿠(21·첼시)가 드디어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며 '붉은 악마' 벨기에를 8강으로 이끌었다.
벨기에는 2일(한국시간)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16강전에서 연장 전반에 터진 2골로 줄리언 그린(18·바이에른 뮌헨)이 만회골을 기록한 미국을 2-1로 꺾으며 28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0-0 무승부로 들어간 연장전에서 벨기에 마르크 빌모츠(45) 감독의 교체 카드가 조별리그에 이어 이번 경기에도 맞아 떨어졌고 이날의 주인공은 루카쿠였다.
루카쿠는 연장 시작과 함께 디보크 오리기(19·릴)와 교체돼 투입됐다. 그리고 곧바로 빌모츠 감독이 자신에게 기대했던 활역을 보여줬다.
연장 전반 3분 루카쿠는 오른쪽 측면에서 장점인 피지컬로 수비수를 제친 뒤 문전 쇄도하던 케빈 더브라위너(23·볼프스부르크)에게 크로스를 날렸다. 더브라위너는 수비수 발맞고 나온 볼을 놓치지 아않고 선제골을 터뜨렸다..
최전방에서 활력을 보여주던 루카쿠는 연장 전반 15분 이번엔 데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그동안의 부진을 완벽하게 씻어버렸다. 골 장면에서 보여준 공간 파괴 능력은 지난 시즌 에버턴에서의 활약상을 연상시켰다.
루카쿠를 투입하며 '신의 한 수'를 보여준 빌모츠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라 전체가 축하할 일이다. 지금은 벨기에 축구사에 남을만한 역사적인 순간이다”며 “루카쿠에게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그동안 부진했던 루카쿠에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루카쿠 역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스페인 스포츠 언론 아스도 “루카쿠, 벨기에를 8강으로 이끌다”라는 제목으로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8강행의 일등공신이 됐지만 그동안 루카쿠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발목 부상을 입어 합류 여부도 불투명했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브라질로 건너간 그는 부상으로 빠진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24·아스톤빌라)의 빈자리를 메워야 했고 이는 곧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 중압감은 곧 부진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전에서 교체될 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빌모츠 감독과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곧바로 사과하며 사태는 가라앉았지만 오리기라는 공격수의 활약에 가려 더이상 월드컵에서 루카쿠의 얼굴을 못 볼 것으로 예상됐다.
탁월한 골 결정력과 탄탄한 체격 등 코트티부아르의 '완전체'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36·갈라타사라이)를 빼닮은 루카쿠는 지난 시즌 임대로 이적한 에버턴에서 15골을 기록했다. 성인무대 4년 동안 65골을 넣으며 '리틀 드로그바'라는 별명을 갖게 된 그는 이날 그 별명다운 활약상을 남김없이 보여줬다.
부진을 이겨내고 완벽 부활에 성공한 루카쿠는 '황금세대'를 앞세워 사상 첫 우승까지 노리는 벨기에에게 큰 선물로 다가왔고 그의 미래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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