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그에게 한계는 없다. ‘무한준’ 모드 가동이다. 전성기가 한풀 꺾일 나이지만 유한준(33)은 프로 10년차를 맞아 야구에 눈을 떴다.
유한준은 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KIA와 경기에서 팀이 1-2로 뒤진 5회말 1사 1,2루에서 결승 3점 홈런을 쳐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는 5일 경기에서도 KIA 에이스 데니스 홀튼을 상대로 1회말 동점 투런 아치를 그렸다. 1회초 2점을 내줬던 넥센은 경기 초반 터진 유한준의 알토란 대포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4일 3연전 첫 경기를 내준 넥센은 유한준의 활약 속에 2연승을 거뒀다. 넥센은 ‘소리없이 강한 남자’가 맹타를 휘두르자 팀은 6연속 위닝시리즈의 파죽지세로 치열한 순위 다툼중이던 NC를 1.5경기차로 떨쳐내고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올시즌 성적은 타율 0.310, 12홈런 55타점. 2010년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9개)은 이미 뛰어 넘었다. 같은 해 세운 타점(79개) 기록도 가뿐히 넘길 페이스다. 출루율(0.373), 장타율(0.544) 모두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장타 생산력 상승이다. 2005년 현대 입단 후 딱 한 번 장타율 4할을 넘긴 것이 전부였던 그는 홈런포 증가는 물론이고 이재원(SK) 다음으로 올시즌 2루타(22개)를 많이 친 타자가 됐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 0.342로 찬스에서 강한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5월27일 목동 SK전부터 유한준을 3번 붙박이로 기용하고 있다. 이 덕에 넥센은 이택근을 2번에 배치해 다른 팀이 부러워할만한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유한준의 존재감은 수비에서도 밝게 빛난다.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그는 중견수와 우익수 어디에 갖다놔도 거뜬히 뜬 공을 잡아낸다. 준족이 아님에도 타구 판단이 워낙 빨라 안정된 수비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4월 24일 목동 롯데전에서 그의 진가가 드러났다. 팀이 5-3으로 앞선 4회초 1사 만루에서 나온 롯데 황재균의 타구는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가 될 듯 보였다. 유한준은 동물처럼 반응하며 타구를 쫓아 다이빙 캐치로 타구를 잡아내 팀에 승리를 안겼다.
그는 지난 2년간 고된 시련을 겪었다. 2011 시즌 종료 후 야수로서는 드물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다. 상무 제대 후 2010년부터 2년간 약체 넥센의 ‘소년가장’ 역할을 하던 유한준은 자취를 감췄다.
2012년과 지난해를 통틀어 171경기 출전 타율 0.257, 10홈런, 65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2년간 리그 평균 이하의 타자로 전락한 유한준은 올 시즌이 끝이라는 각오로 겨우내 칼을 갈았다. 체중을 10kg 늘리면서도 순발력 훈련도 병행했다.
절치부심한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2014년 유한준은 비로소 전성기를 맞았다.
‘무한준’이란 별명처럼 그의 도전은 절대로 끝나지 않는다. 그가 타석에 들어서면 “히어로즈 멋쟁이~”로 시작되는 응원가가 나온다. ‘히어로즈 멋쟁이’의 ‘무한도전’은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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