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민기홍 기자] 대전발 돌풍이 심상치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6년째 요원하지만 한화팬들은 요즘 야구보는 맛이 난다. 연일 갈길 바쁜 팀들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적생 조인성(39)이 불러온 효과다.
조인성은 지난 3일 대전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홈경기 두산전에서 양팀이 1-1로 맞선 6회말 2사 1,2루,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구속 149km 직구를 공략해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한화는 조인성의 결승포에 힘입어 3연승 신바람을 냈다.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구질은 변화구, 코스는 바깥쪽을 노리고 있었다”며 “변화구를 친다고 쳤는데 직구가 와서 배트에 맞았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조인성은 타격감이 가장 좋을 때 나온다는 센터 방면 홈런을 치고도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이날 홈런으로 조인성은 프로야구 통산 38번째 2000루타 달성에 2루타를 남겨두게 됐다. 39세 2개월9일의 조인성이 2000루타를 달성할 경우 2012년 진갑용(삼성)이 세운 역대 최고령 2000루타 기록(38세 2개월10일)을 경신하게 된다.
조인성의 진가는 타석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더욱 빛났다. 유창식은 지난달 6일 이후 58일만에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부상 복귀 후 세 차례 불펜으로 나섰던 유창식은 든든한 형님의 리드 속에 7.1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3승 사냥에 성공했다.
조인성은 “유창식은 그동안 좋은 공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후배를 평가하며 “다른 팀에 있을 때 유창식의 공을 쉽게 공략했다. 이번에는 강하고 까다롭게 승부하자고 약속했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유창식이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용해 오히려 내가 도움을 더 받았다”고 칭찬하며 “경기 중간 볼배합이 간파당한 것 같아 패턴을 바꿨다. 이를 잘 따라준 유창식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앉아쏴’라는 별명답게 여전한 강견도 과시하고 있다. 2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포수 중 팀 후배 김민수(36.4%)에 이어 도루저지율 2위(35.7%)다. 각팀 주전 포수들 강민호(롯데·35.4%), 이지영(삼성·34.7%), 이재원(SK·33.3%)보다 높은 수치다.
조인성은 단순한 경기력 외에도 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준다는 점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현역 포수 가운데 진갑용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그는 정범모(27), 김민수(23)에게 17년간 겪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고 있다.
유창식을 비롯해 이태양, 송창현, 최영환, 황영국 등 20대 초반 투수들이 즐비한 한화는 조인성의 리드와 경험이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조인성이 독수리 리빌딩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모두 부족한 면이 많기 때문에 대화를 자주 하면서 나도 배워가야 한다”며 “부족한 점들을 대화와 근성으로 서로 풀어나간다면 내년에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이대수와 트레이드돼 독수리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지난 시즌에는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해 출장 기회가 간절했다”며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 그라운드 선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한화는 후반기 11경기에서 6승5패로 선전하고 있다. 4강은 물건너갔지만 “고참으로서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맏형의 다짐에 자극 받은 그들은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에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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