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Q 민기홍 기자] 넥센은 리그 최강의 선발 앤디 밴헤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선발이 문제다. 올 시즌 초부터 줄곧 2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야구팬들과 전문가들이 우승에 물음표를 던지는 밴헤켄과 함께할 강력한 펀치가 없다는 것이다.
선발을 오간 오재영, 하영민, 김대우, 금민철, 문성현 등은 큰 점수차의 리드가 아니면 늘 불안하다. 김대우를 제외한 토종 선발들의 평균자책점은 모두 6점대 이하다. 이들이 5이닝만 버텨만 줘도 감사할 정도로 넥센의 선발진은 팀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헨리 소사(29)가 강한 2선발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였다. 소사는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전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동안 7피안타 6탈삼진 3볼넷 3실점하고 시즌 6승(2패)째를 거뒀다.
지난 17일 KIA전부터 7차례 선발 등판해 무려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넥센은 소사의 110개 역투에 힘입어 SK에 8-3으로 승리를 거두고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소사가 디딤돌을 놓자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등판했다. 넥센의 승리 공식이 나타난 깔끔한 경기였다.
SK는 지난 주말 문학 2연전에서 NC를 상대로 무려 22점을 뽑아냈다. 이틀간 33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린 상대였기에 소사에게 다소 힘겨운 상대로 예상됐다.
소사는 1회초 선두타자 이명기를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조동화의 번트 타구를 잡아 재빠르게 2루로 송구해 선행주자를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벗어났다. 빠른 수비 동작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2회부터 4회까지는 안타를 하나만 허용하며 기세를 올렸다. SK 타선은 150km를 넘나드는 소사의 직구에 연신 헛방망이를 휘둘렀다.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직구의 위력을 배가시켰다.
5회초에는 볼넷 2개와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부상에서 복귀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최정. 그러나 소사는 5구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6회도 무실점으로 막은 소사는 투구수 96개를 기록했지만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KIA 시절 9이닝 150구 완투도 한 적이 있는 소사에겐 당연한 등판이었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에 100개를 넘긴 소사의 구위는 떨어져 있었다.
소사는 선두타자 한동민에게 우중월 솔로포, 이명기에게 우월 투런포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조동화에도 내야안타를 허용하자 넥센 벤치는 소사를 내리고 조상우를 올렸다.
넥센팬들은 밴헤켄이 아닌 선발의 퀄리티스타트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3루를 채운 목동팬들은 열렬한 박수로 소사를 맞았다. 지난 4일부터 7연전을 소화해야만 하는 힘든 상황에서 나온 천금같은 역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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