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마운드가 한없이 낮아진 두산이 힘겨운 4강 싸움을 펼치고 있다.
야구에서 흔히 ‘투타의 조화’라는 말을 많이 쓴다. 공격력과 수비력이 조화를 이뤄야 승리에 더욱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둘 중 하나만 무너져도 경기를 수월하게 치를 수 없다.
두산에 지난 8일 잠실 넥센전이 그랬다. 두산은 이날 18안타, 10점을 올리고도 넥센에 10-15로 졌다. 선발과 계투 할 것 없이 마운드에서 제 역할을 해준 투수가 없었다. 5선발 가능성을 타진했던 선발 김강률이 1⅓이닝 4실점(3자책), 변진수와 윤명준, 이현승 등 계투진이 많은 점수를 헌납하며 타자들을 맥 빠지게 했다.
후반기 2승7패다. 어느새 순위가 6위까지 떨어진 두산은 7위 KIA와도 1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더 이상 추락을 막으려면 마운드가 살아나야 하는 상황이다.
◆ 선발 공백 없을 때가 최적기, 버텨야 산다
두산은 지난해 좋은 성적을 거뒀던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노경은으로 1~3선발을 꾸렸다. 세 투수는 지난 시즌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32승을 합작했다.
특히 니퍼트는 지난해 7월 중순부터 두 달 동안 공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팀 내 최다승을 거둬 ‘효자 외인’ 노릇을 했다. 노경은과 유희관도 각자 역할을 잘 수행하며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시즌 달랐다. 노경은이 제구가 되지 않으며 긴 부진에 빠졌고 유희관은 타자들에게 익숙해진 공이 맞아 나갔다. 니퍼트 역시 부진과 부상 속에 신음하며 2011년 한국 무대 데뷔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4.26)을 기록하고 있다.
불펜도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윤명준과 오현택이 지난해 활약에 못 미쳐 송일수 감독의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마무리로 돌아온 이용찬도 30경기에서 10세이브에 그치는 동안 블론세이브를 5개나 범해 확실하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다음주 나란히 복귀하는 니퍼트와 노경은이 얼마나 회복된 모습을 보이느냐, 지난 5일 KIA전에서 40일 만에 승을 따냈던 유희관이 좋은 피칭을 이어가느냐가 두산 마운드 재건의 1차 조건이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유니에스키 마야도 안정감이 더해진 투구를 펼칠 필요가 있다.
◆ 롯데전, 상대전적 좋은 니퍼트-유희관 표적등판 가능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팀들과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올시즌 두산은 롯데에 4승8패, LG에 6승5패를 기록 중이다. 롯데와는 4경기가, LG와는 5경기가 남았다. 2경기 효과를 일으키는 경기들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내밀 수 있는 카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올해 롯데에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고 있는 니퍼트는 8개 팀 가운데 롯데전 상대전적이 가장 좋다. 유희관도 롯데전 승리는 없지만 평균자책점이 2.92에 그쳐 그가 상대한 8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노경은은 롯데와 상대 전적이 3패 평균자책점 11.09이기 때문에 롯데전 등판은 피하는 게 좋다.
아직 시즌의 3분의 1이 남은 만큼 포기하기엔 이르다. 선발진이 다시 꾸려지는 두산이 지난해 5월 부진 이후 여름에 썼던 반전드라마를 올해 또 한 번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