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 선배를 능가하는 마무리 투수가 되겠다.”
25일 2015 프로야구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김영한(설악고)이 한 말이다.
삼성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에 오승환을 언급했을 수도 있지만 오승환이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투수인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오승환이 일본으로 진출한 뒤 한 시즌이 지나가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주춤했지만 오승환은 일본 무대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본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올시즌 한신으로 팀을 옮긴 오승환은 49경기에 나서 1승2패 3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이다.
특히 2위와 세이브 11개차로 센트럴리그 구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승환은 10세이브를 넘긴 투수들 가운데 평균자책점도 세 번째로 낮아 한국 무대에서 보여줬던 위용을 그대로 뽐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오승환만큼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마무리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세이브 수, 평균자책점, 이닝 당 주자허용률(WHIP) 등 마무리 투수에게 중요한 지표들이 모두 저조하다.
세이브 타이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긴장감이 넘치지는 않는다. 지난해 구원왕(46세이브)이자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손승락(32·넥센)은 올해 47경기에서 26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지난해(2.30)보다 2배 이상 뛴 4.76까지 치솟았다. WHIP(1.30)과 피안타율(0.284) 모두 안정감 있는 마무리 투수로 보기에는 거리가 있다.
구속은 빠르지만 지난해보다 공 끝이 밋밋해졌고 삼성, 두산, KIA 등 특정 팀에 유독 약해 자신감마저 떨어졌다. 그렇다고 넥센이 마무리 경험이 적은 한현희나 조상우에게 뒷문을 맡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인 대안이 마땅찮은 가운데 손승락의 자신감 회복이 절실하다.
올시즌 7년 만에 친정팀 삼성으로 다시 돌아온 임창용(38·삼성)도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한숨쉬고 있다. 봉중근(34·LG)과 함께 구원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임창용은 시즌 첫 9경기에서 자책점을 1점도 내주지 않으며 순항했지만 6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6월 평균자책점 6.43, 피안타율 0.355를 기록하는 동안 3세이브밖에 추가하지 못했던 임창용은 7월에도 평균자책점 11.57에 그쳐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올시즌 블론세이브는 벌써 8개. 한국시리즈 진출이 유력한 삼성으로서는 임창용의 부진이 못내 아쉽다.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않기로 유명한 임창용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경기를 운영할 때가 많다. 하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다보니 장타를 맞는 비율이 높다. 타자와 승부에서 조금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하이로 어센시오(31·KIA)와 이용찬(25·두산) 등도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안정감과는 거리가 있는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다.
오승환의 빈자리가 더욱 느껴지는 올시즌이다. 세이브 타이틀 경쟁이 치열한 춘추전국시대지만, 하향평준화 된 마무리 투수들의 분발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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