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Q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한번 1군에 올라가면 다시 2군으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로 키우는 것이 화성 히어로즈의 지향점이다. 이와 함께 화성 히어로즈는 넥센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
김성갑(53) 화성 히어로즈 감독의 '2군론'은 단호하다. 김성갑 감독이 생각하는 2군 선수는 1군에서 밀려난 '오늘의 루저'가 아니다. 바로 미래의 1군 선수들이지만 아직까지 더 다듬어야 할 '내일의 위너'다.
김성갑 감독은 "2군에서 뛰었던 선수가 한번 1군에 올라가면 될 수 있도록 다시 2군으로 내려오지 않을 정도로 지도하는 것이 지향점"이라며 "그런 점에서 볼 때 문우람(22)이 가장 모범적인 사례다. 지난해 1군에 올라가서 지금까지 2군으로 내려오지 않고 꾸준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 2군 팀이 하는 일은 선수 기본기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
이어 김 감독은 "한번 올라갔는데 기량이 미달돼 다시 2군으로 내려오면 그 선수는 1.5군밖에 되지 못한다"며 "짧게 올라가서 금방 내려오는 선수가 아니라 기본기를 잘 다져서 1군에서 꾸준히 뛸 수 있는 선수를 키우려고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본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래서인지 넥센의 올시즌 실책은 9개 팀 가운데 가장 적다. 3일까지 치른 110경기에서 기록한 실책이 고작 45개다.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한 한화(82개)에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기본기에 충실한 선수들이 2군에서 키워져 넥센의 주전으로 발돋움했다는 뜻이다.
이 때문인지 다른 팀에서 넥센의 야수진을 무척 부러워한다는 것이 김성갑 감독의 설명이다. 결국 넥센의 주전 야수가 되기 위해서는 이미 2군에서 1군으로 발돋움한 주전들을 이겨야 하고 이를 위해 2군에서 수천배, 수만배의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또 화성 히어로즈의 특징을 보면 20대 중후반의 선수들이 많다. 이 선수들이 1군에 올라가면 '중고 신인'이 된다. 그러나 20대 중후반이라면 이미 1군에서 자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어야 한다. 성장이 늦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화성 히어로즈는 결코 이들을 내치지 않는다. 기회를 더 준다.
◆ 키웠던 선수는 계속 함께 가는 것이 방침, 방출 선수 적어
김 감독은 "구단 생각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출 선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방침"이라며 "1, 2년 동안 애써 손봤는데 기량이 금방 늘지 않는다며 내치기보다는 더 지도해서 키우는 것이 더 안정적이다. 물론 새로운 선수들로 물갈이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지도했던 선수들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더 기회를 주고 이 때문에 우리 팀은 방출도 다른 팀에 비해 적다"고 말했다.
현재 김 감독이 은근히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장시환(27)과 김지수(28)다. 모두 기본기가 탄탄하고 이제 빛을 볼 때가 됐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꼽는 대기만성형 선수들이다.
김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는 장시환은 가능성이 아직 풍부하고 충분히 넥센 선발로 들어갈 자질을 갖고 있다. 젊었을 때는 시속 150km를 던졌고 지금도 145km 이상이 나온다. 다만 자신감이 떨어져있는 것이 흠"이라며 "또 김지수는 이미 수비 기본기는 완벽하게 갖춰진 선수다. 강정호가 해외에 나간다고 해도 김지수 등 여러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 히어로즈의 '미션'은 단연 향후 넥센의 세대교체를 이끌만한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다. 또 타력에 비해 부족한 투수력을 보강하는 것도 화성 히어로즈의 책임이다.
김 감독은 "화성 히어로즈는 넥센의 2~3년 뒤 세대교체를 이끌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다만 넥센도 그렇고 화성 히어로즈도 마찬가지로 투수력이 약하다. 화성에서 뛰는 선수들이 성장해 1군으로 올라가줘야 하는데 평균자책점이 6점대여서 많이 부족하다. 다음 시즌 평균자책점을 4점대로 낮추기 위해 퓨처스리그가 끝난 뒤에 투수에 중점을 두고 마무리 훈련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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