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창원시가 마산을 신축 야구장 입지로 최종 확정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4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NC 다이노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마산종합운동장 새 야구장 건립을 공식화했다.
창원시가 1년8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NC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NC는 이날 “창원시의 결정을 환영한다. 창원시가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 안상수 시장과 110만 창원시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은 야구로 하나 되는 창원이 되기 위한 시작이라고 본다. 구단은 창원시와 빠른 시일 내에 상세 협약을 체결해 창원시민이 함께할 새 야구장을 최단기간 내에 완공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NC가 창원시와 신축 구장으로 줄다리기를 한 것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7월 창원과 마산, 진해가 통합 창원시로 출범하면서 창원시는 구심점을 만들기 위해 야구단을 유치했다.
창원시는 2011년 NC가 창단될 당시 승인 조건으로 ‘창단 승인일로부터 5년 이내 2만5000석 신축야구장 완공’을 약속했다.
하지만 창원시는 마산-창원-진해의 정치 논리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탓에 입지 선정조차 못하며 차일피일 미뤘다. 이에 2013년 1월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신축 구장을 건립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창원시는 고심 끝에 신축 야구장 부지로 구 진해육군대학부지를 확정했다. 진해육군대학부지는 접근성과 경제성에서 다른 경쟁지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곳이다. 당연히 정치 논리에 입각한 황당한 결정이었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창원시의 결정에 KBO는 지난해 4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0조 1항 및 동법 시행령 제6조 1항에 의거해 창원시에 신축야구장 부지 선정과 관련된 정보 공개 청구를 신청했지만 창원시는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KBO는 “창원시가 정보 공개 청구를 거부함에 따라 타당성 검증이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입지타당성 재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창원시가 공동으로 참여할 것을 제안하되 만약 이를 거절할 경우에는 단독으로라도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조사 결과 구 진해육군대학부지가 부적합한 곳으로 판단될 경우 창원시에 공식적으로 부지선정의 재고를 요청할 것이다. 창원시가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창원시에 대한 연고지 박탈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KBO가 창원시에 최후의 통첩을 내린 것.
지난해 9월 24일에는 KBO가 ‘창원시 신축야구장 부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 최종 보고서에 나온 결과를 토대로 신축 야구장 위치를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KBO는 “교통 접근성, 내부 경제성, 실현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실시한 6개의 최종 후보지역 평가에서는 마산종합운동장이 89.5점으로 1위, 창원보조경기장이 88.5점으로 2위로 각각 평가됐고 진해육군대학은 75점으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KBO의 발표에 따르면 프로야구 전문가(학계 및 현장) 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진해육군대학 부지는 6개 후보지 중 최하위에 그쳤다.
KBO가 재차 신축 구장 부지를 변경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창원시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KBO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진해육군대학 부지가 신축 구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했지만 창원시는 “야구장 부지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며 “시의회의 의사결정이 끝나고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다. 부지를 변경하면 더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대응했다.
NC도 다음날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시는 ‘신규 야구장 건립의 위치선정은 시행정부의 고유권한인 만큼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식의 주장만을 반복하고 있다”며 “창원시와 창원시장에게 새 야구장의 입지 변경을 공식 요청한다”고 KBO와 뜻을 같이 했다.
하지만 신축 야구장 부지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고 갈등이 심화될수록 창원과 진해 지역민들의 감정의 골만 깊어져갔다.
예상 밖으로 지역감정이 불거지자 NC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창원시에 8월말까지 야구장 입지를 결정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창원시는 심사숙고 끝에 진해육군대학 부지를 포기하고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했다. 논란이 생기더라도 이번 기회에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변화가 생긴 시점은 이번 6·4 지방선거 이후였다. 신임 안상수 시장이 당선 직후 육군대학부지 야구장 건립을 산·학·연 첨단산업기술단지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하면서였다. 사실상 진해에 새 구장을 짓지 않기로 한 것이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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