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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올시즌 NL 서부지구 팀 천적 자리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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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올시즌 NL 서부지구 팀 천적 자리 굳혔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0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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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5승보다 4승 증가한 9승…숙적 샌프란시스코와 두차례 맞대결 예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승리투수가 되더라도 같은 지구 팀을 상대로 승수를 쌓는 것은 더없이 중요하다. 같은 지구 팀을 상대로 이기는 것은 승차 2경기가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같은 지구 팀을 상대로 많은 승수를 쌓는다면 소속팀의 지구 우승에 큰 도움이 된다. 이런 점에서 올시즌 류현진(27·LA 다저스)은 분명 LA 다저스의 2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까지 기록한 14승(6패) 가운데 NL 서부지구 팀을 상대로 거둔 승수가 무려 9승이다. MLB에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와 같은 승수다.

지난 시즌의 5승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늘었다. 그만큼 류현진의 올시즌 14승은 지난 시즌과 달리 LA 다저스에게는 '영양가 있는' 승리였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한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류현진은 애리조나를 상대로 1승 2패에 평균자책점이 4.65나 됐다. 피안타율도 0.300에 달한다. 31이닝 동안 16실점했고 홈런도 2개나 맞았다.

그러나 올시즌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괄목상대로 호전됐다. 패전 없이 2승을 거뒀고 18⅔이닝을 던지면서 2점밖에 내주지 않아 평균자책점이 0.96으로 뚝 떨어졌다. 피안타율도 0.164에 불과하다.

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4경기에 나서 3승을 거둔 것은 서부지구 팀을 상대로 한 9승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26이닝을 던지면서 2실점에 불과해 평균자책점이 0.69이다. 피안타율도 0.153이다. '샌디에이고 천적'이라고 할만 하다.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한 평균자채점은 4.24, 5.40으로 높긴 하지만 이는 한 경기를 망치며 패전투수가 된 영향이 컸다. 콜로라도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2승씩을 챙겼다.

이런 기록은 돈 매팅리 감독의 신뢰를 더하는 부분이다. 매팅리 감독은 7일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류현진이 첫 실점하자 마운드에 올라와 더 던지겠느냐는 의사를 물어왔다. 만약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을 신뢰하지 않았다면 가차없이 공을 가져갔을 것이다. 류현진의 투구수가 100개를 훨씬 넘긴 상황이었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겼고 한 번의 기회를 더 줬다. 결국 기회를 더 준 것이 끝내 류현진의 15승이 무산되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그만큼 매팅리 감독이 류현진을 에이스급으로 신뢰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미국 언론 역시 류현진의 호투에 칭찬 일색이다.

LA 타임스는 7일 애리조나와 경기에 대해 "류현진이 경기를 잘 운영해나갔고 6회까지는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2-0 리드를 지켰다"며 "그러나 7회초 애런 힐과 코비 로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실점했고 대타 A.J. 폴락에게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굴러가는 안타를 맞고 동점을 내줬다. 114번째 공이 안타가 되면서 '류현진의 밤'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또 메이저리그닷컴도 "류현진이 폴락에게 적시타를 맞은 공은 114개째였다. MLB 입성 후 한 경기 최다 투구였다"고 전했고 ESPN은 "2회초 무사 만루 상황을 무실점으로 넘기는 등 전체적으로 좋은 피칭을 했지만 7회초에는 압도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공을 너무 많이 던졌기 때문에 마지막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는 표현이었다.

애리조나전을 통해 류현진은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고 다시 한번 LA 다저스의 팀내 원투쓰리 펀치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바로 숙적 샌프란시스코전이다. 기존 등판 일정대로라면 13일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커쇼와 류현진, 그레인키를 모두 출격시키기 위해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하루 늦출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LA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3연전에서 한 명의 선발투수를 추가 등판시켜 커쇼를 13일 경기에 내보내고 14일에 류현진이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커쇼, 류현진, 그레인키가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홈 3연전에 다시 나란히 등판할 수 있다.

류현진이 과연 다음 등판에서 샌프란시스코를 물리치고 서부지구를 상대로 10승을 거둠과 동시에 LA 다저스를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끌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LA 다저스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남은 6경기 가운데 4승 이상을 거둔다면 그만큼 서부지구 우승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 류현진의 책임이 그만큼 막중해졌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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