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항상 고맙죠. 조금만 더 고생해서 우승하자.” (최유빈)
“맨날 저렇게 수고하는데 잘 해주는 게 없어서 많이 미안해요.” (조원태)
포수 조준서(경기 하남시)를 향한 투수들의 애정 어린 메시지다.
3회부터 비가 쏟아졌다. 파울 타구에 얼굴을, 원바운드 변화구에 손목을 맞았다. 어지럽고 쓰라려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 한국 12세 이하(MAJOR) 리틀야구 대표팀의 안방마님은 월드시리즈 진출을 위해 투혼을 불살랐다.
경기 후, 동료들과 웃고 떠들고 사진을 찍느라 바쁜 조준서를 붙잡고 “아프지 않았느냐” 물었더니 “힘들긴 했는데 조금만 더 하면 어차피 끝나니까, 우승하는 게 좋으니까 꾹 참고 했다”고 수줍게 웃으며 “지금은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현남수 하남 감독은 “전지훈련을 가 숙소 생활을 해보면 인성이 보이지 않나. 준서는 방청소, 정리정돈을 끝내주게 잘 한다”며 “운동 열심히 하는 건 기본이다. 평소 생활도 아주 착실하고 성실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수 출신인 엄범석 코치(서울 광진구 감독)를 대표팀에서 만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현 감독은 “엄 감독 덕에 미트질에 블로킹까지 몰라보게 좋아졌다”며 “캐칭은 원래 좋았다. 빠른공 받을 포수로 적격이라 코칭스태프 눈에 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장 160㎝가 안 되는 조준서는 하남에 쟁쟁한 내야수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쓴 케이스다. 그런데 어느덧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본인도 “힘들지만 그래도 포수”라고 포지션에 대한 자부심을 전한다.
키는 제일 작아도 마음씨는 가장 큰 멤버 조준서는 “미국에 가서 형들처럼 재밌게 즐기고 싶다”며 “감독님들도 타격보다는 수비에 신경을 쓰라 하셨다. 포수 역할을 잘 수행해서 반드시 다 이기도록 하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대만을 7-6으로 꺾고 아시아-퍼시픽 대표 자격을 얻은 한국은 다음달 1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하워드 라마드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제70회 리틀리그 월드시리즈(LLWS)에 참가한다. 인터내셔널 챔피언 8개국, 미주 정상 8개국이 나서는 최고 권위의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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