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2-23 18:39 (월)
간절한 첫승에 도전하는 그늘종목 '희망' 전사들
상태바
간절한 첫승에 도전하는 그늘종목 '희망' 전사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16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안게임 D-3] 크리켓, 여자 럭비, 카바디 등 첫승이 종목 인기도약 지렛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공식 개막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 규모인 1만4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16일간의 열전을 벌인다.

36개 종목 1068명이 나서는 한국 선수단에는 야구, 축구 등에 연봉 10억원 이상을 받는 프로 선수들이 있기도 하지만 불과 몇 개월 전까지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도 있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세계 무대에서도 여러 차례 이름을 떨쳤던 수영의 박태환, 체조의 양학선, 양궁의 오진혁같은 선수들과는 달리 이 선수들은 한 번의 승리와 혹시 찾아올지도 모르는 기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남녀 크리켓과 카바디, 여자 럭비가 그 도전자다.

◆ 한국 남녀 크리켓, 아시안게임 데뷔전 

야구와 유사한 종목인 크리켓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당시 42개 종목 중 유일하게 크리켓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이 한국 크리켓의 아시안게임 데뷔전인 셈이다.

▲ 남자 크리켓대표팀은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만 내심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남자부 대회에는 크리켓 강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자국 리그 일정으로 인해 참가하지 않는다. 한국은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을 괴롭히며 메달권에 진입해보겠다는 각오다. 이화연(30) 감독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 한국 사람들에게 크리켓이 무엇인지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자 대표팀은 2012년 12월 야구선수 출신들이 모여 닻을 올렸다. 지난해 초부터 훈련을 시작해 인도 전지훈련을 거쳤다. 대한체육회의 지원 아래 영국인 코치 줄리엔 폰테인(44)을 영입해 실력을 가다듬고 있다.

여자 대표팀의 경우 지난 3월 부랴부랴 선수들을 모집했다. 성균관대에 팀이 있는 남자와는 달리 팀과 운동할 곳이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소프트볼과 근대5종 경기 선수 출신, 합기도 사범, 일반 체대생 등이 모여 태극마크를 달았다. 본격적으로 훈련한지는 이제 5개월에 불과하다.

10년 전 귀화한 파키스탄 출신의 나시르 칸(45)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네팔 카트만두에서 강도 높은 전지훈련을 실시했고 기량이 급성장했다. 여자 대표팀이 잡은 목표는 일단 1승이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를 비롯해 10개국이 참여한다.

크리켓은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인천 연희크리켓경기장에서 진행된다.

◆ 우리도 남자처럼! 여자 럭비가 달린다

럭비가 온 국민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1998년, 한국 남자 럭비는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 최강 일본을 꺾는 기적을 연출하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 여자 럭비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상 1승도 버거운 상태지만 실력 향상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남자 럭비는 2002년 부산 대회까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도하 은메달, 2010 광저우 동메달까지 획득하며 아시아의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여자 럭비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대한럭비협회는 2010년 광저우 대회 참가를 위해 기자, PD, 대학생 등이 모아 팀을 꾸렸다. 3개월 훈련 후 나간 대회에서 높은 벽을 실감했다. 역사적인 첫 경기에서 중국에 0-51로 패한 한국은 태국에 0-48, 홍콩에 0-36으로 져 조별리그에서 전패를 당했다.

8강전 카자흐스탄전마저 0-52로 패했다. 4경기에서 한 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5~8위 순위결정전인 싱가포르전에서 5-31로 패하며 첫 득점을 신고했다. 7~8위전에서는 인도를 상대로 10-21로 졌다.

15점을 내는 동안 내준 점수는 239점이었다.  

이번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가 휴학중인 대학생이다. 고등학생도 섞여 있다. 축구, 태권도, 육상, 핸드볼 등 다른 종목을 하다가 전환한 경우가 다수다. 아직 룰이 익숙치 않아 숙지하며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도 있다.

'1998년 방콕 신화'의 선봉장에 섰던 용환명(42) 감독이 여자 럭비 대표팀의 사령탑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1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아시안게임과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을 바라보고 서서히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남동 아시아드럭비장에서 열린다.

◆ 대이변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 카바디 

카바디는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때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여자 경기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정식 정목으로 선정됐다. 한국이 2006년 도하 대회에서 유일하게 출전하지 못한 종목이이다.

남녀부에 1개씩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종주국 인도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부터 남자부에서 금메달 6개, 4년 전 여자부 금메달 1개를 포함해 총 7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이란도 강국이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남녀부 경기에 처음 출전해 남녀 모두 예선 탈락했다.

남자는 이란에 20-55로, 인도에 19-37로 대패했다. 여자 역시 인도에 21-47로, 방글라데시에 19-28 완패했다.  경기를 치르지 않고 네팔에 부전승을 거뒀을 뿐이다. 우리의 전력도 모자랐지만 조 편성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아시아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남녀 대표팀은 지난해 인천 실내 무도 아시안게임에서 동반 동메달을 수확하며 기세를 높였다. 두팀은 나란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이상을 따보겠다는 각오다.

특히 남자 대표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주축 선수들이 지난 7월 출범한 인도 프로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장 엄태덕(30)을 비롯해 이장군(22)과 김성렬(22), 홍동주(28) 등 4명의 선수들은 세계 최고리그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겠다는 각오다.

카바디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인천 송도글로벌대학 체육관에서 열린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