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016년 두산 베어스 타선은 가공할 파괴력으로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두산이 홈으로 사용하는 잠실구장은 광활하다. 좌우 100m, 중앙 125m로 야구 본토인 메이저리그(MLB) 30개 구장과 견줘도 크기가 최상위권이다.
대표적 투수 친화구장으로 알려진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카우프먼 스타디움과 유사해 타자들이 잘 맞은 타구를 날리고도 자주 고개를 숙여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 두산은 이런 악조건을 딛고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최고의 대포군단으로 군림했다.
137경기를 치른 두산은 팀 홈런 173개로 SK 와이번스(174개)에 이어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SK가 홈으로 쓰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은 좌우 95m, 중앙 120m로 잠실보다 훨씬 작다. 잔여경기가 SK보다 1경기 많아 뒤집기도 가능하다. 한지붕 이웃 LG 트윈스보다는 무려 62차례나 더 아치를 그렸다.
김재환이 36개, 오재일이 26개, 닉 에반스가 23개, 양의지가 21개로 타선을 이끌었다. 박건우가 18개, 민병헌이 16개, 허경민이 7개, 김재호가 6개, 오재원이 5개로 뒤를 이었다. 국해성, 박세혁(이상 4개), 류지혁(3개), 정수빈, 최주환(이상 2개)도 한몫 거들었다.
타율(0.297), 최다안타(1423개), 2루타(267개), 득점(889개), 타점(832개), 볼넷(563개), 장타율(0.472), 출루율(0.377), 희생플라이(63개) 등 팀 타격지표 전 부문에서 1위를 달렸다. 팀 홈런 1위인 SK가 득점 부문에서 9위로 처진 것과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이다.
다승, 평균자책점 선두인 더스틴 니퍼트와 달리 야수 중에는 타격, 득점, 최다안타, 장타율, 출루율 등 개인타이틀을 가져갈 선수가 전무하다. 리그를 통틀어 개인 중 가장 뛰어난 타자들은 없었지만 팀 두산은 제일 강했다. 뭉치는 순간 그들은 투수들을 벌벌 떨게 하는 ‘살인타선’이 됐다.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이 마운드에서 무려 68승을 합작했다. 프로야구 35년 역사상 최강이라 평가받는 막강한 선발진에 타선까지 곳곳에서 터지니 두산이 6할 후반대 승률(0.662)로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오른 건 당연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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