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굴욕적인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은 잊는다. 마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절치부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네소타 구단 관계자는 11일(한국시간) 미네소타 지역언론 파이오니어 프레스를 통해 “박병호는 당황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며 “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귀국 현장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MLB 투수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부상(오른쪽 손목) 때문에 수술을 하게 됐고 재활을 위해 일찍 돌아왔다.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혔던 박병호다.
WBC 1루수 명단에서 빠지면서 재활과 약점 분석, 구질 파악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마련됐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박병호를 제외한 배경으로 “내년 2월이면 낫는다고 하는데 확실하지가 않아 뺐다”고 밝혔다.
3월 개최되는 WBC에 출전하려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앞둔 2월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의 시차 극복도 만만치 않고 나라를 위해 뛰다 부상이라도 당하면 시즌 농사를 마칠 수 있어 프로 선수들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현재 박병호는 시즌 내내 불편했던 오른손에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하는 중이다. 파이오니어 프레스는 “한국산 거포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경쟁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 구단은 아시아 선수의 2번째 시즌 실패를 인정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2010년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내야수인 니시오카 쓰요시를 영입했지만 2년(2011~2012) 통산 71경기 타율 0.215(233타수 50안타), 홈런 없이 20타점에 그친 채 일본으로 보냈다.
박병호의 2년차가 그래서 더 중요하다.
파이오니오 프레스는 “박병호는 니시오카와는 다른 결과를 내기 위한 탈출 전략을 찾고 있다”고 적었다. 미네소타와 박병호는 2019년까지 계약돼 있다. 4년 연봉 총액 1200만 달러(140억원).
박병호는 KBO리그에서 뛸 때 LG 트윈스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다 피나는 노력으로 넥센 히어로즈서 반전을 이룬 슬러거다. MLB 진출 전 4년 연속 홈런왕, 2년 통합 105번 아치를 그려 꿈의 무대에 진출하는 드라마를 썼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했다. 코너에 몰린 박병호의 미국 적응은 이제부터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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