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16승 3패. 천적 관계는 계속된다. 울산 현대모비스가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의 8연승 도전을 가로막았다.
10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가스공사와 현대모비스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마지막 경기. 최대 관전 포인트는 천적 관계의 변화 여부였다.
현대모비스는 창단 후 줄곧 한국가스공사(전신 인천 전자랜드 시절 포함) 상대로 강했다. 2021~2022시즌 4승 2패를 시작으로 지지난 시즌 6승 0패, 지난 시즌 5승 1패로 압도했다. 한때 상대 전적 11연승을 내달리기도. 한국가스공사의 약점인 높이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올 시즌은 쉽게 승리를 점치기 어려웠다. 한국가스공사는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으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었다. 강한 압박 수비로 리그 판도를 흔들었다. 현대모비스도 5승 3패로 상위권에 올랐으나 경기별 기복이 심했다. 직전 4경기에서 패배~승리~패배~승리로 분위기를 타지 못했다.
경기 전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한국가스공사가 강해졌다”며 경계했다. 실제로 1쿼터 7-23, 2쿼터 중반 19점까지 벌어졌다. 2쿼터를 마쳤을 때 22-37.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뒷심이 강했다. 현대모비스는 3,4쿼터 합계 45-27로 한국가스공사를 압도했다. 경기 전부터 한국가스공사전에 자신감을 드러낸 게이지 프림이 3쿼터에서 연속 9득점으로 흐름을 바꿨다. 프림은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3득점과 야투성공률 61.1%로 코트 위를 지배했다.
경기 후 프림은 “(연속 9득점을) 전혀 몰랐다”며 “지친 상황에서 내가 열심히 해 동료들에게 힘을 주면 다 같이 열심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다. 수비가 없으면 슛하고, 압박이 들어오면 패스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4쿼터에는 3쿼터까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던 현대모비스의 3점슛이 4개나 터졌다. 이우석(2개), 박무빈, 함지훈이 외곽에서 힘을 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경기 종료 1분 59초 전 62-62 동점을 만든 뒤, 1.4초 전 이우석의 결승 3점슛으로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1라운드를 6승 3패로 마치며 선두 한국가스공사를 1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조동현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만든 결과물”이라며 "전반 끝나고 서로 점수가 많이 안 나오길 바랐다. 한국가스공사를 올 시즌 처음 만나 수비에 적응을 못 했다. 그래도 후반 들어가면 이길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상대도 체력이 떨어질 거고, 우리가 준비한 스위치 수비를 잘하면 될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조동현 감독은 경기 전부터 한국가스공사의 강한 압박 수비에 대응하기 위해 “드리블을 줄이고,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자”고 강조했다. 전반엔 낯선 상대를 만나 힘든 경기를 했지만, 후반 들어 전략이 통했다.
현대모비스는 패스 위주의 간결한 플레이로 체력 소모가 컸던 한국가스공사의 연이은 실책을 유도,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가스공사의 8연승을 저지하면서 상대 전적 16승 3패 우위를 이어갔다. 1라운드 원정 전승(5승 무패)이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까지 이어가게 됐다.
한편, 경기 후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선수 기용에 실수가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강 감독은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든 데도 에너지가 대단했다”며 “3,4쿼터 상대 수비 대처가 나올 때 선수 기용을 다르게 해야 했다. 시기를 놓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선수들은 약속한 대로 잘해줬는데 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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