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전북 현대에 2016년은 롤러코스터다. K리그 클래식에서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에 FC 서울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K리그 클래식 3연패에 실패하면서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전북은 굴하지 않았다. 자칫 주저앉을 수 있는 위기에서 끝내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을 누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06년 이후 정확하게 10년 만이다.
전북이 지난 19일과 26일(한국시간) 홈 앤 어웨이로 펼쳐진 알아인과 2016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1승 1무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결승 1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레오나르도의 멀티골로 2-1 역전승을 거두는데 성공한 전북은 결승 2차전에서도 한교원의 천금 선제골로 1-1로 비긴 전북은 끝내 알아인 안방에서 우승컵을 치켜들었다. 최강희 감독은 2006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한번 아시아 최정상에 올라서며 K리그 클래식 최초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2번 경험한 감독이 됐다.
전북의 올 시즌은 자칫 실패로 끝날뻔 했다.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신욱과 이종호 등을 데려오며 더블 스쿼드를 만들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까지 진출했지만 길을 잃었던 김보경도 받아들여 중원을 강화했다. 선수 보강을 마친 전북은 천하무적이었다.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는 일찌감치 탈락했지만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달렸다.
그러나 전북은 심판 매수 파문으로 승점 9을 삭감당한데다 제주와 34라운드 경기에서 지면서 비상에 걸렸다. 결국 마지막 38라운드에서 박주영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하고 0-1로 져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마지막 순간 역전당한 전북의 선수들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또 하나의 목표인 AFC 챔피언스리그 집중을 주문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전북 선수들은 결국 알아인과 결승 승부를 1승 1무로 마감하며 정상에서 환하게 웃었다. 2011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으로 치러진 알사드와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졌던 아픈 기억을 뒤로 한 것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5년전 알사드에 져 4만 이상의 전주 팬들이 절망하는 모습을 봤다. 그 이후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엄청난 숙제였다. 한번도 전북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목표를 잊은 적이 없다"며 "올 시즌 선수들과 와신상담했다.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해였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결승 2차전에서 알아인의 슛 세례에 멋진 선방쇼를 펼쳐보인 골키퍼 권순태도 "우승까지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06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3살 신인이었고 지금은 팀의 줒아으로서 한번 더 우승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이기겠다는 아내와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고 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아내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가 내게 큰 힘을 줬다"고 기뻐했다.
알아인을 제압하고 아시아 정상탈환에 성공한 전북은 세계 무대를 10년 만에 재도전한다. 바로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이다. 최강희 감독과 권순태는 물론이고 2009년 포항의 우승을 이끌었던 김형일과 2012년 울산 현대에서 정상의 기쁨을 맛봤던 김신욱 등은 이미 경험했던 무대다.
특히 첫 경기는 2006년에도 한 차례 맞붙었던 멕시코의 클럽 아메리카다. 클럽 아메리카와 준결승전을 이기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와 맞붙는다. 전북으로서는 클럽 아메리카만 꺾으면 단 하나 밑질 것 없는 세계를 향한 도전이 이어진다. 롤러코스터와 같았던 전북의 2016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보너스와 같은 2경기가 더 남아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