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아무도 말릴 수 없다.
SK가 시즌 막판 그간 숨겨뒀던 가을 DNA를 무한 발산하며 막판 대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SK는 1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경기에서 4-6으로 뒤진 9회말 3점을 뽑아내며 7-6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를 패했다면 사실상 4강 진출에 백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SK 타선은 포기하지 않고 두산 마무리 투수 이용찬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기어코 승리했다.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단타 3개로 1사 만루를 만든 SK는 한동민의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서 한동민 대신에 들어간 대주자 김재현의 과감한 주루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지체 없이 2루를 훔친 김재현은 두산의 고의 4구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타석에는 전타석에서 투런 홈런을 쳤던 김강민. 볼카운트 1-1에서 이용찬의 3구를 받아쳐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연결시켰다.
7-6. SK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SK는 전통적으로 가을야구에 강한 팀이다. 2007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무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는 우승과 준우승을 세 차례씩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맛봤던 SK는 올해도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제대로 된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가을야구 좌절이 유력해질 무렵 SK 선수들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특히 타선에서 SK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모두 각성했다.
시즌 타율이 0.314인 박정권은 9월부터 치른 18경기에서 타율 0.437 7홈런 2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초반 부진을 완벽히 만회했다.
가을에 타격감이 좋다고 해서 별명이 ‘가을동화’인 조동화도 10월 7경기에서 타율 0.345 4타점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내고 있고 김강민 역시 10월 타율 0.357 2홈런 9타점의 맹위를 떨치는 중이다.
여기에 이명기(10월 타율 0.464)와 박계현(9월 이후 타율 0.455)이 뒤를 받쳐주고 있는 SK 타선은 마치 가을만 되면 좀비로 변하는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연상케 한다.
다소 발동이 늦게 걸리기는 했지만 SK는 최근 4연승(1무 포함)으로 LG를 1.5경기까지 추격했다. 2경기가 남은 LG가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고 SK가 3경기를 잡는다면 대역전극이 완성된다. 이때 SK가 2승1패만 거둬도 두 팀이 62승64패2무로 동률이 되는데, 상대전적에서 SK가 LG에 앞서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진출 주인공은 SK가 된다.
따라서 LG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아야 자력으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는 부담이 있는 반면, SK는 일단 2승1패를 목표로 달려갈 수 있는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 살얼음판을 걷는 양 팀의 행보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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