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최지만(25)이 24일(한국시간) LA 에인절스로부터 방출대기 조치를 받았다. 올해만 두 번째 불확실한 신분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무슨 이유일까.
방출대기 통보를 받은 최지만은 금지약물을 복용한 전력이 있다.
최지만은 2014년 실시한 검사에서 금지약물 ‘Methandienone’이 소량 검출됐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계열인 이 약물은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지정한 금지약물에 포함돼 있다.
이에 최지만은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트리플A팀인 타코마 소속이었던 최지만은 시즌 타율 0.394로 맹활약 중이었지만 금지약물 복용 건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런 전력이 있기 때문인지 최지만의 방출대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 누리꾼은 “아무리 실력이 부족해도 약은 절대 손대면 안 된다”고 최지만의 과거 행실을 문제 삼았고, 다른 누리꾼도 “(최)지만아 안 되겠다. 약 한 번 더 먹자”며 비꼬았다.
스포츠팬들은 정정당당한 경기를 원한다. 스포츠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이기도 하다. 때문에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스포츠 고유의 정신을 저버리는 선수들에게는 가차 없이 비난이 쏟아진다. 선수생활에서 큰 시련인 방출대기를 당했음에도 최지만이 동정의 시선을 받기 힘든 이유다.
최지만처럼 과거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는 KBO리그에도 여럿 있다.
삼성 라이온즈 주전 포수를 맡다가 은퇴한 진갑용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도핑테스트에 적발된 전력이 있다. 당시 진갑용은 고려대 후배인 김상훈을 자기 대신 뽑히게 하려고 일부러 도핑용 소변샘플에 약을 탔다는 말로 넘어가려하다가 이것이 기사화되자마자 야구팬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결국 이후 금지약물 복용을 인정했지만 이미 악화된 여론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내년 시즌 복귀를 앞두고 있는 한화 이글스 최진행도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있다. 지난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이용찬(두산 베어스)처럼 피부 치료약에서 성분이 검출된 게 아니라, 근육강화제인 스타노조롤을 사용한 것.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을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팬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최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을 거머쥔 김재환(두산 베어스)도 금지약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10월 29일 파나마 야구월드컵 폐막 후 도핑테스트에서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는데, 이 사건으로 선수 커리어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2016시즌 김재환이 30홈런 이상을 때리며 스타로 부상했지만 야구팬들은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세밑 또 다시 시련을 맞은 최지만을 비롯해 진갑용, 최진행, 김재환 등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단호하고 차갑기까지 하다. 비난여론을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겠지만 이들은 지난날 잘못을 야구로서 속죄해야 할 것이다. 최지만 방출대기로 되새겨보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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