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14년 지휘봉을 잡은 뒤 2년간 한화 이글스를 이끈 김성근 감독은 그동안 ‘불통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구단에서 선수단 운영에 관한 전권을 부여했기 때문에 자신의 뜻대로만 지휘한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마운드 운영이다. 김성근 감독은 그동안 자신이 추구해왔던 ‘불펜 야구’를 한화 이글스에서도 적용했다. 불펜의 비중을 높이고 운영을 했기에 선발투수는 그저 ‘첫 번째 투수’라는 편견을 자리잡게 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내년까지 김성근 감독의 계약기간을 지켜주는 대신, 프런트를 대폭 강화하며 개혁에 들어갔다. 그에게는 1군 운영에만 집중하도록 했고, 2군 및 구단 전반적인 부분은 박종훈 신임 단장 지휘 하에 진행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김성근 감독의 권한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올해까지는 감독이 불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든 구단이 크게 토를 달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달라질 수 있다. 불펜 자원이 구단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박종훈 단장이 불펜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투수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은 것이 그 근거다. 올해만 권혁, 송창식, 안영명 등 핵심 투수들이 부상으로 고생해야 했다. 김성근 감독이 이들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한 것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6시즌이 끝난 뒤 외부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지 않은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여전히 “선수가 없다”고 토로했지만 구단에서는 외부 자원을 영입할 계획이 없다. 유망주를 영입하는 방향으로 구단의 기조를 전환했기 때문이다. 29일 이희근 육성군 배터리코치를 임명한 것도 이런 기조와 궤를 같이 한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한화 이글스는 FA 잔혹사에 시달려야 했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선발의 한 축이 되지 못했고, 심수창도 올해 소화 이닝(113⅓이닝)에 비해 평균자책점(5.96)이 높았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타율 0.168)도 기대치를 밑도는 기록을 남겼다.
김성근 감독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힌 한화 구단. ‘1군 운영’으로 권한이 줄어든 그는 지금 있는 자원에서 팀을 만들어가야 한다.
김성근 감독이 귀를 열고 구단의 의견을 1군 운영에 반영한다면 이보다 좋은 시나리오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생각을 고집한다면 구단과 대립각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과 위신이 바닥까지 떨어진 김성근 감독이 계약 마지막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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