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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MVP 그리고 신진서 승률왕, 커제-알파고에 도전할 '희망 쌍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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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MVP 그리고 신진서 승률왕, 커제-알파고에 도전할 '희망 쌍봉'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2.3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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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올 한해 한국 바둑의 대중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인공지능 알파고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이었지만 최우수기사에게 주어지는 MVP는 박정환(23) 9단의 몫이었다.

박정환 ‘3연속 MVP’ 수상은 그가 바둑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준다.

MVP 박정환만큼 주목받는 신예가 있다. 16세 기사 신진서다. 4년 연속 승률왕 수성을 노렸던 그 박정환을 누르고 승률상을 거머쥔 '신진' 신진서다. 

▲ 박정환 9단이 29일 2016 바둑대상에서 바둑 담당 기자들로 구성된 선정위원단 투표에서 47.5%, 네티즌 투표에서 51%의 표를 얻어 MVP를 수상한 뒤 활짝웃고 있다. 박정환은 올해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와 59기 국수전, 34기 KBS바둑왕전에서 우승했고 제8회 응씨배에서 준우승하는 등 65승 24패의 성적을 거뒀다. 37개월 동안 한국랭킹 1위를 독주하고 있는 박정환은 3연속 MVP를 수상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실로 박정환-신진서 듀오에게 한국 바둑의 미래가 걸려 있다. 세계 최강 커제를 꺾고 알파고의 코를 납작하게 하는 일도 박정환과 신진서의 폭풍성장과 함께라면 꿈이 아니다.

한국은 알아주는 바둑 강국이다. 뛰어난 기사들을 하나하나 꼽자면 손가락이 부족할 정도. 그 중에서 세계를 호령했던 대표적인 기사로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이 있다.

조훈현 9단은 한국에서 최초로 9단에 오른 기사로서 국내 통산 최다 우승(160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전관왕도 3회나 달성했다. 1989년 제1회 응씨배 결승에서 녜웨이핑을 꺾고 세계 최초 챔피언에 오른 것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대국이다. 당시 결승 5번기 기보는 인기 웹툰이자 드라마를 ‘미생’을 이끌어 가는 주요 장치였다.

조훈현의 제자 이창호 9단은 1988년 14세 때 KBS 바둑왕전에서 최연소 타이틀을 획득했다. 아직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1990년에는 스승 조훈현을 꺾고 우승을 차지, 최연소 국수에 올랐다. 이후 이창호의 비상이 시작됐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세계 무대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조훈현이 세계 무대에서 내려오기도 전에 이창호와 바통 터치를 한 셈이다.

이후 이세돌 9단이 명맥을 이었다. 조훈현, 이창호 등에 이어 역대 5번째 최연소로 입단한 이세돌은 폭풍성장을 이어가며 2000년 후지쯔배에서 최저단(3단) 세계대회 제패 기록을 세우는 등 선배들이 보여준 한국바둑의 위용을 널리 알렸다.

3년 연속 MVP에 오른 박정환에 앞서 이들은 국내 무대는 물론이고 세계 대회에서까지 한국 바둑의 위세를 전파했다.

▲ 16세 기사 신진서 6단이 29일 열린 2016 바둑대상에서 박정환 9단을 제치고 승률상을 수상했다. 신진서는 올해 52승 16패로 승률 76.47%를 기록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2014년부터 3년 연속 MVP로 국내 최강으로 군림한 박정환이지만 국제 기전에서는 2011년 후지쯔배와 2014년 LG배 우승이 전부였다. 세계 대회에만 나서면 맥을 못춘다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박정환은 아직 23세에 불과하다. ‘미생’, ‘응답하라 1988’로 인해 불어온 바둑의 열기를 잇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아직 MVP 박정환의 아성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신진서는 한국 바둑의 가장 큰 기대주다. 2012년 프로에 입단한 신진서는 지난해 렛츠런파크 오픈토너먼트 대회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 세계 최초 2000년대생 종합 기전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월 KB국민은행 바둑리그 개막전에서는 국내 최강자 박정환마저도 꺾었다. 상대 전적 4연패를 뒤집는 대반전이었다. 이 대회에서는 최연소 주장까지 맡았고 이달 발표된 국내 랭킹에서는 MVP 박정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또한 역대 최연소 기록. 많은 기대를 받고 있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세돌이 올해 알파고와 대결에서 승리를 따내며 바둑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지만 전성기 때 기량만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새롭게 세계 무대를 호령할 기사가 필요한 시점.

국내 MVP 박정환의 반등과 최고 기대주 신진서의 무한성장을 통해 한국이 다시 한 번 세계 바둑계를 선도할 날을 그려보게 되는 2016년 세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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