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FA(자유계약선수) 황재균이 롯데 자이언츠의 재계약 제안을 최종 고사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더 착잡해질 수밖에 없는 롯데다.
롯데 구단은 15일 황재균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공식화했다. 황재균과 계약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했지만 ‘최종 고사’라는 결과를 받아들고 말았다. 황재균 본인의 빅리그 진출 의사가 강했다.
롯데의 제안을 고사한 황재균의 이탈은 롯데 구단 입장에서는 매우 뼈아프다. 지난해 타율 0.335(498타수 167안타)에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한 황재균은 롯데 타자들 중 승리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16년 황재균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6.07로 야수 1위다. 2위 손아섭(5.15)과 차이가 꽤 났다.
따라서 황재균이 잔류를 고사한 가운데, 롯데는 기존 전력들의 반등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오프시즌에서 아직 외부 영입이 없는 롯데는 외국인 선수 앤디 번즈를 비롯한 기존 내야 자원들의 분발을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내야수들 중에서는 오승택의 성장이 기대된다. 지난해 초반 분쇄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던 오승택은 단 4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 0.260 3홈런 7타점으로 아쉬운 한해를 보냈다.
하지만 오승택은 2015년 빼어난 장타력을 자랑했다. 홈런 8개, 타점 43개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오승택이 2015시즌 이상의 성적을 내주고 신본기, 김상호 등 나머지 주전 내야수들이 각성한다면 롯데의 제안을 고사한 황재균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은 언제까지나 예상일뿐이다. 아무래도 2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황재균이 이탈한 건 롯데로선 큰 손실이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 번즈도 공격보다는 수비가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롯데가 올 시즌 초반을 버티지 못한다면 상당히 힘겨운 한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황재균이 잔류를 고사한 상황에서 롯데는 FA 이대호의 영입을 장담할 수도 없다. 빅리그팀 입단이 사실상 좌절된 이대호는 일본과 국내 잔류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데, 일본 언론에서는 이대호를 원하는 팀으로 지바 롯데, 라쿠텐, 한신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로선 이대호마저 잡지 못한다면 성적 향상의 동력을 얻지 못한 채 2017시즌을 맞게 된다.
국내 잔류와 빅리그 도전을 놓고 고민하던 황재균이 롯데의 제안을 고사하면서 롯데의 발등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롯데는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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