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최근 4년 동안 프로야구 오프시즌의 ‘큰 손’은 한화 이글스였다.
김응용 감독 시절인 2013년부터 정근우(70억원), 이용규(67억원)를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2014시즌을 마친 뒤 송은범(34억원), 권혁(32억원), 배영수(21억5000만원)와 계약했다. 2015년에도 시즌이 끝난 뒤 정우람(84억원), 심수창(13억원)을 FA로 데려왔다.
하지만 FA 영입의 효과는 기대 이하였다. 김응용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최하위(9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2015시즌부터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6위, 7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타율 7위(0.289), 평균자책점 9위(5.76)로 투타 어느 부분에서도 장점이 보이지 않았다.
박용진 스포츠Q 편집위원은 “김성근 감독 부임 후 2년간 FA에 투자한 돈이 200여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성적은 투자에 비해 참담했다”며 “코치와 협동하지 않고 모든 것을 독단적으로 하려 했던 김 감독의 지휘 스타일이 2년간의 성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을 한화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박종훈 전 LG 트윈스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해 김성근 감독에 쏠린 권한을 분산시켰다. 김성근 감독의 계약기간을 지켜주는 대신, 프런트를 대폭 강화하며 개혁에 들어간 것. 김성근 감독에게는 1군 운영에만 집중하도록 했고, 2군 및 구단 전반적인 부분은 박종훈 단장 지휘 하에 진행하도록 조치를 취했다.
따라서 지난해까지는 김성근 감독이 투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든 구단이 크게 토를 달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달라질 수 있다. 투수 자원이 구단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박종훈 단장이 선발 및 불펜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박용진 위원은 한화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우선 김성근 감독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아집의 야구를 버려라. 둘째, 코치를 활용해라. 셋째, 투수 로테이션을 체계화 하라. 넷째, 핑계를 버려라. 다섯째, 야구를 감독이 한다는 생각을 바꿔라. 여섯째, 감독이 영웅이 되려고 하지 마라. 일곱째, 남 탓을 버려라.”
박용진 위원이 한화 이글스의 긍정 리더십을 기원하며 제기한 김성근 감독의 2017시즌 반등 과제다.
박 위원은 “이런 철학이 없이 지난해와 똑같은 스타일의 야구를 한다면 올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도 끊어지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선순환의 야구를 해야 팬들이 납득하는 즐거운 야구가 될 거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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