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6-5-5-6'.
최근 4년간 SK 와이번스의 최종 순위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 3회, 준우승 3회에 빛나는 ‘왕조’ 와이번스에겐 자존심이 상하는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 막판에 당한 9연패는 충격이었다. 결국 6위에 머무른 책임을 지고 민경삼 단장과 김용희 감독이 물러났다.
박용진 스포츠Q 편집위원은 “SK가 지난해 가을야구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투수 교체, 공격 작전 등 감독의 에러였다”며 “다 이긴 경기를 감독의 판단 미스로 지면 팀 사기 저하로 연패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어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멘탈 문제가 컸다. 좋은 흐름을 스스로 역행시켜 지는 경기가 많았다. 응집력 결여로 1년 농사를 망쳤다”며 “결국 SK는 코칭스태프 대폭 교체, 단장이 물러나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세밀함이 부족해 박빙의 승부를 자주 놓쳤지만 장타자들로 타순을 꾸린 효과만큼은 톡톡히 누린 SK 와이번스다. 팀 홈런이 두산 베어스에 1개 뒤진 2위(182개)였다. 6월 14일 삼성 라이온즈 전부터 7월 9일 kt 위즈 전까지는 21경기 연속 팀 홈런을 날려 이 부문 신기록을 달성했다.
40번의 아치를 그린 홈런왕 최정을 필두로 정의윤, 최승준, 박정권, 이재원, 김강민, 한동민, 김동엽 등 두 자릿수 대포를 때릴 수 있는 거포들이 즐비하다. 좌우 95m, 중앙 120m로 여타 홈구장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안방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기록과 자료를 통해 공격 파워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내년에도 장타력이 지속되길 바란다”며 팀 컬러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주루, 수비 등 디테일에 대해선 “종종 커뮤니케이션이 안된 부분이 있다고 들었다”며 “창의적인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검증된 프런트는 장점이다.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으로 4년간 대성공을 일군 염경엽 신임 단장을 영입, 육성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통계자료를 분석해 실전에 대비하는 라일 예이츠 퀄리티 컨트롤 코치도 더했다. 신선한 실험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2017시즌을 통째로 거르는 에이스 김광현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메릴 켈리, 스캇 다이아몬드, 윤희상, 박종훈 선발 로테이션의 어깨가 무겁다. 왕조의 핵심인 김강민, 박정권, 박재상, 조동화, 나주환을 대체할 젊은 야수 발굴도 숙제다.
박용진 위원은 “1년에 4~5경기는 감독의 비범한 두뇌로 잡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승으로 가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 상위에 오르게 된다”며 “2017년 SK의 성공 여부는 새로 부임한 트레이 힐만 감독의 용병술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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