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 ‘판타스틱 4’의 일원 장원준(32)이 정유년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두산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과 다음달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맹활약하는 것이다.
호주 시드니에서 두산의 1차 전지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장원준은 7일 구단과 인터뷰를 통해 “팀 우승이 당연한 목표다. 그것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개인 최다 타이인 15승(6패)을 거뒀지만 장원준은 “‘내 몫을 하자’는 각오로 매 경기 진지하게 던졌다. 15승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었다. 큰 욕심도 없었다”고 말했다.
장원준과 더스틴 니퍼트(22승), 마이클 보우덴(18승), 유희관(15승)으로 구성된 두산의 선발 ‘판타스틱 4’는 지난해 KBO리그를 뒤흔들었다. 두산은 4명의 선발진만으로 70승을 챙겼다. 한 팀의 선발투수가 4명 모두 15승 이상을 거둔 것은 KBO리그 사상 처음이었다.
이 중 장원준은 가장 늦게 15번째 승리를 챙겼다. 당시를 회상한 장원준은 “모두가 잘 했기 때문에 의식은 됐다. 서로 경쟁이란 생각은 없었다. 그저 잘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며 “다만 주변에서 기록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부담이 생겼다. 그러나 15승은 혼자 잘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 동료들과 팀을 믿고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밝혔다.
개인 목표도 물론 있다. 장원준은 “연속 두 자리 승수와 연속 세 자리 탈삼진 기록을 세우고 싶다”며 “특히 10승은 매 시즌 목표다. ‘이번 시즌 내가 최소한의 몫은 했구나’라고 자평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만약 이 목표에 성공하면 그 다음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장원준은 왼손 선발 투수의 새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장원준은 2008년 이후 군 복무를 했던 2시즌을 제외하고 7년 연속 10승을 거뒀다. 역대 3번째이자 좌투수로는 최초다. 9시즌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는 이강철(10시즌 연속)에 이어 2번째 기록이다.
모든 팀이 부러워할만한 선발 자원이지만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장원준은 “볼넷이 많아 아쉬웠다. 경기가 어렵게 흘러가곤 했다”며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지금부터 더 높은 집중력으로 훈련을 소화하려고 한다”고 계획을 내비쳤다.
장원준은 지난 시즌 맹활약을 바탕으로 WBC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SBC) 프리미어 12에 이어 연속으로 국제대회에 나선다. 시즌 전후로 치러지는 대회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장원준은 “솔직히 부담은 있다. 체력은 요령껏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야 한다. WBC에서 모든 걸 쏟아 붓겠다. 시즌 때 체력적으로 위기가 오면 스스로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장원준이 올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 호주 시드니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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