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사기 구종’을 자랑하는 LG 트윈스의 신정락이 돌아왔다. 최강이라 불리는 두산 베어스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신정락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6회말 구원 등판, 1⅓이닝 동안 19구를 던져 피안타 없이 3탈삼진 완벽투를 펼쳤다. 두산 타자들은 신정락의 투구에 고개를 가로 저었다.
북일고-고려대를 졸업하고 2010년 LG에서 프로에 데뷔한 신정락은 데뷔 시즌부터 이슈 몰이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슬라이더 때문이었다.
몸 쪽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파고드는 위력적인 슬라이더에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있던 박석민(NC 다이노스)이 움찔하는 장면은 많은 야구팬들의 뇌리 속에 남아 있다.
기대를 모았던 신정락의 활약은 꾸준하지 못했다.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5시즌 동안 단 218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매 시즌 40이닝을 조금 넘어서는 수준.
이후 공익근무로 군 의무를 마친 신정락은 올 시즌 복귀했다. 임정우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신정락에게 쏠리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컸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⅓이닝 3피안타로 2실점했지만 이후 3경기 3⅓이닝 동안 단 2안타만을 허용하며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볼넷은 하나, 탈삼진은 5개였다.
이날 팀이 5-2로 앞선 6회초 2사 1루에서 등판한 신정락은 닉 에반스를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7회에도 국해성, 서예일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국해성은 바깥쪽에서 크게 휘어들어오는 슬라이더를 서서 지켜봐야 했고 에반스와 서예일은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공을 건드리지도 못했다.
이날 경기는 중계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백스톱 뒤편에서 바라볼 때도 궤적이 상당했다. 두산 타자들은 신정락의 ‘마구’에 꼼짝없이 당했다.
시범경기임에도 1만 5000여 관중이 한 지붕 라이벌전을 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신정락의 위력적인 투구에 1루 측 홈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고 3루 두산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흘렀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전 임정우가 없는 팀 불펜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신정락의 가세는 임정우가 없는 LG 불펜의 무게감을 실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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