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더 높은 고지를 향하여!'
개인 통산 130번째 승리를 챙긴 한화이글스 배영수(36). 이제 목표는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선동열을 향한다.
배영수는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8피안타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온 배영수는 시즌 2승과 더불어 역대 5명만이 기록한 13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후 이처럼 각오를 밝혔다.
"앞으로 140승 그 이상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4년 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124승(98패)을 수확한 배영수는 2015년 한화로 이적했다. 김성근 감독은 그의 경험을 높이 샀지만 그해 성적은 4승 11패 평균자책점 7.04로 초라하기만 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을 마친 뒤 팔꿈치 수술을 했고 재활에 매진하느라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렸다.
목표는 오로지 하나. 과거의 배영수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부상을 털어내고 시즌을 준비하는 배영수의 각오는 남달랐다. 예감도 좋았다. 스프링 캠프 기간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과거의 폼이 되살아 나기 시작했다.
시범경기에서 2차례 등판해 8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했고 정규 시즌 첫 등판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604일 만에 승리를 따냈지만 지난 11일 한화 이적 후 처음 가진 친정팀 삼성과 대구 원정경기에서는 3⅔이닝 5실점(4자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단 한 경기 부진이었음을 알릴 필요가 있었다.
첫 경기의 호투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알리는 호투를 펼쳤다. 과거와 같은 빠른 공은 없음에도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볼넷이 단 하나도 없었다. 철저히 맞춰 잡는 피칭으로 투구수를 아꼈다. 피안타가 적지 않았지만 주자를 루상에 내보내고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배영수는 영리하다.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라는 김성근 감독의 평가가 ‘립서비스’에 그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탈삼진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다. 가장 필요할 때는 스스로 위기를 탈출하는 면모도 보였다. 2회 2안타를 맞고 1실점한 배영수는 3회에도 위기에 몰렸다. 1사 2루에서 이대형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보크까지 범하며 발 빠른 주자 이대형을 2루에 보냈다.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노련미가 발휘됐다. 전민수를 높은 쪽으로 빠른 공을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내더니 조니 모넬에게는 5구 연속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 냈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배영수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던져줬다”고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배영수도 만족했다. 그는 “낮게 제구하려고 노력했고 야수들이 잘 해줘서 경기 이길 수 있었다”며 “ 130승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달성하게 돼 기분이 좋다. 앞으로 130승, 140승 그 이상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 이강철(152승), 선동열(146승), 김원형(134승)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승수를 달성하게 됐다.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김원형의 기록은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배영수는 이제 선동열을 바라본다. 부활의 첫 걸음을 뗀 배영수가 시즌 초반의 좋은 감각을 이어갈 수 있다면 은퇴 전까지 선동열의 승수, 그 이상을 경신하는 것 또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