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넥센 히어로즈 1군 엔트리가 이상하다. 27명으로 구성된 명단에서 외국인 선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모두 2군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장정석 감독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두산과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2군행을 통보했다”며 “심각한 것은 아니고 어깨에 통증이 조금 있는 것 같아 한 차례 쉬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가 떠오른다. 2011년부터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던 삼성이 지난해 9위로 추락한 이유 중 하나가 외인들의 부상과 부진 때문이었다.
지난해 삼성이 영입한 외국인 투수 앨런 웹스터와 요한 플란데, 아놀드 레온, 콜린 벨레스터는 도합 6승(14패)에 그쳤다. 타선도 마찬가지. 아롬 발디리스는 시즌 내내 부상에 시달렸고 44경기에 나서 타율 0.266 8홈런 33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넥센이 삼성만큼 최악의 상황인 것은 아니다. 2012년 이후 5시즌 동안 넥센의 에이스 역할을 담당했던 밴 헤켄의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다. 올 시즌 2승 2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하고 있는 밴 헤켄은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고 10일 뒤 1군에 다시 등록될 전망이다. 2군에 내려가지 않고 1군과 동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나머지 2명의 외인의 상황은 좋지 않다. 션 오설리반은 시범경기 3차례 등판에서 1승 평균자책점 0.69로 위력을 떨쳤지만 시즌 들어서는 장정석 감독에게 실망만 안겼다.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5.75. 앞서 장 감독은 “첫 경기에서는 손에 물집이 잡혀서 그런가 했는데 2번째 경기를 보니 자신감마저 잃었더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퓨처스리그 삼성전에 선발로 나섰지만 3이닝 5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장 감독은 “기다리면서 지켜볼 생각이다”면서도 “언제 올라올지 예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기대감을 나타낸다기 보다는 당장 교체를 하기 보다는 우선 기다려보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은 지난해 극심한 타고투저 상황에서도 타율 0.295 16홈런 70타점을 기록했다. 만족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성적. 그럼에도 넥센의 선택은 재신임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난 시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타율 0.125에 홈런과 타점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군에서 5경기에 나서 타율 0.333(18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
외국인 선수들의 2군행이 반전의 계기가 될까 아니면 퇴출을 결정짓는 수순이 될까. 현재 8위에 머물러 있는 넥센이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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