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우리 팀(다저스)이 계속해서 이길 수 있게 하겠다.“
류현진(30)의 시즌 첫 승 소감이다. 무려 973일 만에 메이저리그(MLB)에서 승리를 거둔 류현진은 “거의 1000일 만에 맛보는 승리라 뜻 깊다”며 “이 순간을 기억하고 언제나 다저스가 이길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안방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계속된 2017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로 나서 5⅓이닝 3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 다저스의 5-3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트루블루 LA에 따르면 류현진은 첫 승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프 스피드 피치가 최근 몇 경기에서 잘 통했다”면서 “오늘은 특히 커브의 각도와 스핀이 마음에 들어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변화구의 절묘한 조합이 류현진 첫 승의 결정적 요인이다. 주무기인 체인지업 외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히 활용,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냈다. 한 경기 9탈삼진은 2014년 9월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6⅔이닝 9탈삼진) 이후 967일 만이다.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9마일(시속 143㎞)이었다. 90마일(시속 145㎞)을 넘는 공은 단 8개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유독 필라델피아 타자들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원바운드로 떨어뜨리는 커브 제구는 압권이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 첫 승을 축하하며 “아주 잘 던졌다. 속도 변화가 훌륭했다”며 볼 배합을 극찬했다. 그는 또한 “류현진이 꾸준히 준비해왔다. 지난 2년이 힘들었을 텐데 이제는 모든 게 좋아지고 있다”고 흐뭇해 했다.
개막 후 4연패 이후 첫 승. 류현진은 한때 5점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시즌 평균자책점을 4.04까지 낮췄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제외한 선발 전원이 로테이션 한 자리를 사수를 위해 서바이벌에 돌입한 때라 호투가 유독 반갑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일정은 아직 미지수다. 다저스 로테이션이 현재 6선발 체제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 오는 7일 오전 11시 10분 혹은 8일 오전 9시 40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장소는 원정인 펫코 파크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