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종범과 선동열이 팀을 떠났을 때 김응용 전 해태 타이거즈 감독의 심정이 이랬을까. 외국인 투수 없이 팀을 꾸려가고 있는 장정석 넥센 히어로즈 감독의 고민이 깊다.
에이스 앤디 밴헤켄은 한 차례 부상 이후에도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지난 13일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션 오설리반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제이크 브리검은 아직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투수의 도움을 전혀 못 받은 채 투수진을 운영하고 있다.
성과는 예상 외로 좋다.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올 시즌부터 선발로 나서고 있는 한현희와 조상우 모두 나무랄 데 없는 피칭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고 지난 시즌 신인왕 신재영도 건재하다. 최원태도 ‘폭풍성장’하며 4선발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넥센은 18승 18패 1무로 SK 와이번스와 함께 5위에 자리하고 있다. 4위 두산 베어스와는 0.5경기, 3위 NC 다이노스와는 4경기 차다.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외인 투수들의 합류가 시급하다.
장정석 감독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화 이글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를 앞두고 “밴헤켄의 등판에 대해서 여유를 갖고 생각하기로 했다”며 “실전 경험이 필요하면 2군에 내릴 수도 있고 몸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면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부족한 점을 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평균 이하로 떨어진 구속이 문제였다. 장 감독은 “속구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 변화구의 위력도 줄어 타자들에게 읽히기 쉽다”며 “무엇보다 구속을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덧붙였다.
브리검은 비자 발급 시점이 문제다. 장 감독은 “비자 문제를 해결했고 투구하는 것도 한 번 지켜봤다”며 “내일 상황을 보고 등판일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밴헤켄과 브리검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넥센은 최대 6선발까지 운영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된다. 이 중 누가 부상 혹은 부진으로 주춤해도 확실한 대체방안이 생겨나는 것.
장 감독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정말 잘해줘 이 정도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공을 돌렸지만 외인 투수들의 빠른 합류를 바라는 발언에서 현재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는 욕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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