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방출 이야기까지 나왔다. 구단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현지에서는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를 향한 시선이 점차 회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앞서 강정호의 올 시즌 복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현지 언론들은 적지 않았다. 스프링 캠프에 합류하지 못해 별도의 훈련 기간이 필요하고 구단에서 준비한 알콜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징역형에 대한 항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비자 발급 문제도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당장 현지로 떠날 수조차 없는 상황에서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직접 퇴출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 피츠버그시티 페이퍼는 25일(한국시간) 시즌 중간 점검을 하며 금지 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있는 스탈링 마르테, 고환암을 진단받고 수술화 재활 중인 제임스 타이욘 등과 함께 강정호에 대해 언급했다. 매체는 “강정호는 방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2015년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는 루키로서 나무랄 데 없는 활약을 펼쳤다. 시즌 막판 불의의 부상을 당했지만 그 전까지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타율 0.287에 15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지난해에는 더 적은 경기를 뛰었다. 타율은 0.255로 다소 떨어졌지만 21홈런 62타점으로 생산력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야구장 밖에서의 행동이 문제였다. 지난해 여름 성추문 문제에 연루됐던 강정호는 이 사건에 대한 결과가 밝혀지기도 전에 한국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질렀다. 이후 앞서 음주운전으로 2차례나 적발됐던 사실이 드러나며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만 3차례 적발된 강정호의 죄가 가볍지 않다 판단해 결국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비자발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정호는 형량을 벌금형으로 끌어내리기 위해 항소심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강정호는 2015년 1월 피츠버그와 4년 계약을 맺었다. 구단 1년 연장 옵션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2018시즌이 마지막이다.
올 시즌은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정호는 제한 선수 명단에 등록돼 있다. 급여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에 복귀하더라도 적응 훈련 뿐 아니라 알콜 치료 프로그램도 병행해야 한다. 게다가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출전 정지 등의 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공백이 길어질수록 재기의 가능성은 낮아진다.
만약 피츠버그에서 방출을 당한다면 다른 리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국내 복귀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KBO의 징계를 받아야 하고 미국 현지보다 싸늘한 시선이 걸림돌이다. 최악의 경우 선수생활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최근에는 닐 헌팅턴 피츠버그 단장이 직접 나서 강정호와 마르테 등에게 지급되지 않는 연봉을 활용해 이들을 대체할 자원을 찾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급기야 방출설까지 흘러나왔다. 구단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점점 상황이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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