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수많은 숫자의 조합에 선수와 팬들은 울고 웃는다. 특정 선수의 야구실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바로 기록이다. 이 객관적인 지표는 선수들의 다음 시즌 연봉을 결정짓기도 한다.
안타왕, 홈런왕, 도루왕, 탈삼진왕….
포털사이트 기록실이나 한국야구위원회(KBO)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야구는 이것 외에도 많은 기록들이 숨어 있다. 잘 찾아보면 의외의 선수가 1위를 달리고 있는 항목도 있다. 2017시즌 프로야구(KBO리그)의 ‘별별 랭커’들을 꼽아봤다.
◆ 대도 kt 이대형, '실책출루 1위!'
KBO리그에서 달리기 실력만으로 순위를 매긴다면 최상위권에 드는 선수가 바로 이대형(kt 위즈)일 것이다. 올해 34세로 이제는 베테랑 축에 끼지만 ‘발은 슬럼프가 없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이대형은 올해도 14개의 도루로 이 부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KBO 역대 최연소 500도루까지 4개 남겨놓고 있는 이대형은 출루에 성공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1루로 뛰고 있다.
올 시즌 이대형이 1위를 달리는 항목 중에 흥미로운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실책출루’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대형은 올해 7번이나 상대의 실책을 유도하면서 출루했다. 타구 자체가 실책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지만, 이대형의 빠른 발을 의식한 상대팀 선수가 공을 더듬거릴 공산이 크기에 실책출루가 이뤄질 수 있다. 그만큼 상대팀 입장에서 이대형은 까다로운 타자이자 주자다. 이대형은 지난해에도 13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었다.
◆ 평균자책점 1위 kt 피어밴드, '병살유도'도 으뜸!
춤추는 너클볼로 올 시즌 재미를 보고 있는 라이언 피어밴드(kt)는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며 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FIP(수비 무관 추정 평균자책점) 1위(2.99), WHIP(이닝 당 주자허용률) 1위(0.90)에 빛나는 피어밴드는 병살타를 유도하는 데 있어서도 KBO리그에서 단연 으뜸이다. 올해 피어밴드는 병살타를 만들 수 있는 40차례 상황 중 총 9번을 더블플레이로 연결시켰다. 비율은 22.5%. 리그 1위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임기영(KIA 타이거즈‧20.0%)보다 2.5% 높다. 주자를 많이 내보내지 않는데, 그 와중에 병살 비율까지 높다. 피어밴드의 올 시즌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 1위' 두산 유희관, '루킹 삼진 으뜸별' KIA 헥터
상대 타자에게 루킹 스트라이크로 카운트를 잡는 건 투수에게 짜릿한 순간이다. 그런데 정 반대 유형의 투수들이 이와 관련된 기록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두산 베어스 좌완투수 유희관은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 35.9%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속구 평균구속이 시속 129.1㎞에 불과하지만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커 등 다양한 구종을 갖고 있기 때문에 타자들이 공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다. 포수 양의지의 든든한 리드 아래 명석한 두뇌로 수싸움을 펼치고 있는 유희관이다. 그의 스윙 스트라이크 비율은 8.5%로 리그 최저다.
유희관과 정반대로 올 시즌 속구 평균구속이 시속 144.4㎞에 달하는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는 루킹 삼진 개수가 25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전체 탈삼진 대비 루킹 삼진의 비율은 41.0%. 이 역시 리그에서 1위다. 빠른 공으로 찍어 누르는 투구를 펼치기에, 타자들이 손대기 힘든 것으로 데이터 상으로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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