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먹거리를 판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손님들이 유독 민감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먹을 것 가지고 장난치는 거 아니다'란 말이 종종 회자되겠는가.
판매자 입장에서는 신선한 식재료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 이외에도 유동성이 심한 식자재의 가격 탓에 마진을 남기기도 쉽지 않다. 비근한 예를 들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만 해도 AI로 인해 닭고기와 달걀 가격은 요동을 쳤고 이는 치킨 집뿐만 아니라 달걀이 사용되는 빵부터 수많은 식당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먹거리 브랜드들의 행보는 유독 도가 지나치다는 인상이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개 햄버거 제조 프랜차이즈 업체에 "고기패티 관리와 조리에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패스트푸드를 섭취해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HUS'(Hemolytic Uremic Syndrome,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피해자가 해당 업체를 지난 5일 중앙지검에 고소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HUS는 급성으로 발생하는 용혈성 빈혈과 동반된 조각적혈구와 혈소판 감소증, 급성 신부전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소아에게 발생한다. 갈아서 만든 고기를 덜 익힌 음식을 섭취했을 때 종종 발생하며 지난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에 의한 집단 발병이 일어난 이후 '햄버거병'이라고 불리고 있다.
지난해 9월 HUS 진단을 받은 4세의 여아 A양은 발병 직전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양 측은 업체를 고소한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A양은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으며 신장의 90% 정도가 손상됐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가 위치한 평택시는 "특별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위생 상태와 조리 상태를 문제 삼지 않았다. 맥도날드 측도 "향후 이뤄질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과 함께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아이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먹거리 업체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보는 비단 식자재 관리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 불거진 '호식이두마리 치킨' 회장과 '미스터 피자' 회장의 이른바 '갑질 논란'도 먹거리 프랜차이즈 업체의 기업 문화를 의심케 한다.
최근 '호식이두마리치킨'의 20대 여직원 A씨는 최호식 회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일 A씨는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일식집에서 최 회장과 단둘이 식사를 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최 회장은 그 자리에서 자신을 끌어안는 등 강제 신체 접촉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최 회장을 불러 조사를 벌였고 최 회장은 결국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A씨는 최 회장과 합의를 하고 고소를 취하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대표가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일도 있다.
지난해 4월 당시 '미스터피자' 정우현 MP그룹 회장은 50대 건물 경비원을 두 차례나 폭행했다. 이는 해당 건물의 식당 CCTV에 그대로 찍혀 논란이 일었다.
이후 정 회장에 대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탈퇴한 가맹점을 표적으로 한 '보복 출점' 의혹과 가맹점에 비싼 가격으로 치즈를 강매하기 위해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은 혐의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은 이에 대해 업무방해, 공정거래법 위반,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당 사건으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돼 매출이 급감하자 정 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에 대해 한국 프랜차이즈 협회는 지난달 29일 3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미스터 피자'와 '호식이두마리 치킨' 2개 회원사에 대해 제명과 자진 사퇴 등의 형식으로 회원사 탈퇴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협회의 박기영 회장은 "일부 업체의 잘못으로 전체 프랜차이즈산업이 매도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협회가 앞장서 과감한 자정과 혁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프랜차이즈산업에 대한 비난과 편견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먹거리 브랜드 기업 중에는 위의 업체들과 다르게 '모범 답안'으로 불리는 기업이 있다. 바로 '갓뚜기'라 불리는 '오뚜기'다. 오뚜기는 식자재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0년째 같은 가격'이라는 팩트로 서민 물가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호식이두마리 치킨' 및 '미스터 피자'와 다르게 투명한 상속세 납부로 국민들의 호감을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함태호 명예회장의 별세로 오뚜기 주식 46만 여주를 상속받은 함영준 회장은 "1500억 대의 상속세를 5회에 분납하겠다"고 밝혔다. 적지 않은 대기업들이 법망을 피해 상속세를 줄이려고 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최근 적지 않은 논란으로 대중들에게 회자된 먹거리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올바른 기업 문화와 철저한 위생 관리로 국민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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