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택수 기자] 유독 뜨거웠던 2017시즌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웃고 울만한 여러 큼지막한 사건들이 있었지만 이와 별개로 잠시 멈췄던 프로야구 시계는 다시 흘러간다.
후반기를 앞두고 여러 구단과 야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순위 판도다. 현재 선두 KIA 타이거즈와 2위 NC 다이노스와 승차는 8경기로 다소 벌어졌지만 NC와 7위 롯데 자이언츠까지 6팀 간 격차가 8경기에 불과해 후반기 더욱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이 예상된다.
롯데는 올 시즌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를 4년 150억 원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 팬뿐 아니라 타 팀 팬들까지 이대호와 롯데의 성적에 뜨거운 관심을 쏟는 이유다. 하지만 전반기 성적은 신통치 않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가을잔치를 노리는 롯데의 대반전 드라마는 이뤄질까. 롯데의 상승기류에 중요한 열쇠 두 가지를 살펴보자.
◆ ‘돌아온 탕자’ 린드블럼, 선발 마운드 재구축의 핵심
롯데는 지난 13일 경기력 난조가 심했던 닉 애디튼을 웨이버 공시하고 지난 2년 동안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던 조시 린드블럼을 재영입했다. 에이스급 투수를 영입하겠다고 밝혔던 롯데는 2시즌 36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검증된 에이스’를 믿어보기로 했다.
이로써 롯데는 선발 마운드를 재구축할 수 있게 됐다. 7월 2경기에서 14이닝 6실점(3자책)으로 호투했던 브룩스 레일리와 함께 린드블럼이 안정된 외국인 원투펀치로 자리 잡는다면 박세웅, 송승준, 김원중까지 5선발을 구축하는 롯데는 안정된 선발진을 갖추게 되는 셈. ‘린드블럼 효과’에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다만 6월까지 단 2개의 피홈런을 기록했던 박세웅이 7월 3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허용한 것은 불안요소다. 그동안 많은 이닝을 책임져준 박세웅의 어깨 부담을 린드블럼이 얼마나 덜어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성공 여부에 따라 롯데 마운드의 안정감은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 이대호-강민호 등 중심타선, ‘안정감이 필요해’
롯데가 후반기에 극복해야할 문제는 또 하나 있다. 이대호와 강민호의 체력저하에 따른 클린업의 흔들림이다. 4월 4할이 넘는 타율(0.409)과 7개 홈런으로 스스로 실력을 검증해낸 이대호가 갈수록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5월 타율 0.341, 6월 0.304로 떨어지더니 7월에는 타율 0.239와 3홈런에 그치며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만 35세의 나이인 이대호는 10경기를 제외한 74경기에 지명타자가 아닌 1루수로 출전해 체력적 한계에 부딪힐만했다.
롯데 코칭스태프의 고민거리는 또 있다. 강민호의 선발 포수 기용이다. 강민호는 롯데에 빼놓을 수 없는 중심타자 중 한 명이지만 매 시즌 후반기면 체력적 부담을 느낀다. 성적 하락은 물론이고 잔부상도 잦았다. 지난 시즌 무릎 손상, 올 4월 어깨부상 등 이미 여러 부상을 안고 뛴 경험이 있다.
현재 1군 엔트리에는 김사훈과 나종덕이 포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중심타선을 구축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현재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전준우와 더불어 부상을 딛고 돌아온 앤디 번즈, 선발 출장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최준석의 활약에 기대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들이 제몫을 톡톡히 해낼 경우 이대호와 강민호의 중심타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지난 4시즌 동안 유독 여름에 그 한계점을 보였다. 2011년과 2012년 7~8월 승차 마진은 각각 +16과 +3이었지만, 2013년부터는 모두 5할 승률 이하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모든 선수들의 체력적 한계가 드러나는 여름이기에 더더욱 뼈아팠다.
롯데는 이대호의 복귀와 함께 이전보다 경쟁력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됐다. 모처럼 가을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기를 앞둔 현재까지의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다. 롯데의 뜨거운 여름나기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그래서다. 가을잔치행의 향배가 바로 이 대목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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