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2-23 18:39 (월)
김현수 PHI 데뷔전 3볼넷, 급할수록 돌아가는 침착함 빛났다
상태바
김현수 PHI 데뷔전 3볼넷, 급할수록 돌아가는 침착함 빛났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8.01 0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김현수(29·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침착했다. 어느 때보다 욕심이 담긴 스윙을 하기 좋은 시점이었지만 급할수록 돌아갔다.

김현수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볼티모어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필라델피아가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하위권에 처진 팀은 이미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를 접었고 젊은 외야진의 성장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피트 맥캐닌 필라델피아 감독은 “김현수에게 얼마나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행보가 험난할 것을 예고했다.

▲ 김현수가 1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2017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1루로 뛰어가고 있다. [사진=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김현수가 이적 3일 만에 드디어 새 팀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김현수는 1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에서 열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2017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1타수 무안타 3볼넷 1삼진을 기록했다.

MLB 데뷔 후 첫 3볼넷. 타율 0.302(305타수 92안타) 출루율 0.382를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3볼넷을 얻어낸 경기는 없었다.

어느 때보다 욕심 있는 한 방을 노려볼만한 시점이었다. 보장된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이 감독 입에서 직접 나왔고 이는 이른 시점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미 팀의 젊은 외야 자원들이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현수는 모든 걸 해탈한 듯 침착함 그 자체였다. 전혀 서두르지 않았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2회말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처음 타석에 올랐다. 오른손 선발 마이크 폴티네비치를 상대로 1-2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후에도 유인구에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으며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 김현수가 필라델피아 데뷔전에서 3볼넷을 얻어내며 존재감을 떨쳤다. [사진=MLB 공식 홈페이지 캡처]

팀이 4-0으로 앞서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또다시 볼넷을 얻어냈다. 5회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바뀐 투수 루크 잭슨을 상대로 다시 한 번 1루를 밟으며 3출루에 성공했다. 지난 4월 9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114일만의 기록이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김현수는 팀이 7-5로 앞선 8회초 수비에서 더블 스위치 때 카메론 퍼킨스에게 좌익수 자리를 넘겼다. 필라델피아는 9회 1점을 더 내줬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7-6 승리, 5연승을 달렸다.

시즌 타율은 0.232에서 0.230(126타수 29안타)로 소폭 하락했지만 출루율은 0.305에서 0.317까지 올랐다.

새 팀에서 데뷔전부터 기대감을 나타내는 눈 야구를 펼치며 김현수가 순조로운 적응을 기대케 만들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