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룬 배지환이 고교에서 메이저리그(MLB)로 직행한 선배들의 잔혹사를 깰 수 있을까.
미국 애틀랜타 지역 매체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투션(AJC)은 12일(한국시각) 애틀랜타가 한국 출신의 유격수 배지환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발길을 돌린 배지환이 계약금 30만 달러를 받고 애틀랜타에서 뛰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배지환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2018시즌을 맞게 됐다.
전날 열린 2018 KBO 신인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배지환의 미국 진출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장이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1라운드 상위 지명이 유력했던 배지환이 돌연 드래프트를 포기하면서 스카우트들이 긴급회의에 들어갔었다.
그 정도로 배지환은 고졸 내야수로서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자원으로 평가받았지만 MLB에서는 30만 달러(3억3800만원)의 가치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이는 배지환이 앞으로 수많은 시련과 난관을 극복해야 함을 의미한다. 낯선 환경에서 쟁쟁한 동료들을 제쳐야 빅리그 콜업의 기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MLB에서는 계약금과 팀에서 주어지는 기회가 비례할 경우가 많다. 당장 올해만 보더라도 옵션 포함 최대 총액 310만 달러(36억원)의 스플릿 계약을 체결한 황재균(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빅리그에서 그리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이후 쓰라린 실패를 맛봐야 했던 고교 야수 유망주들 역시 마찬가지다. 1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계약한 뒤 싱글A 혹은 더블A를 전전하며 빅리그 문턱에서 좌절하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많다.
배지환의 ‘30만 달러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구팬들이 가장 우려하는 게 바로 이 부분이다. 선수로서 빅리그에 도전하는 건 자유지만 MLB로 가는 문이 너무 좁기에, 시간만 날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과연 배지환은 다를까. 초고교급 유망주들이 미국무대 정착에 실패했던 예전과 다른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