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포츠 강소도시'를 꿈꾸는 경기도내 두 팀이 챌린저스리그 우승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1등이 되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의 꿈이지만 이들 도시가 챌린저스리그를 간절하게 원하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포천시민축구단과 화성FC는 오는 29일 오후 2시 포천종합운동장에서 Daum K3 챌린저스리그 2014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포천시민축구단은 명실상부한 챌린저스리그의 최강팀이다. 올 시즌 21승 3무 1패의 성적으로 통합 1위에 오른 포천시민축구단은 시범리그로 치러졌던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일곱 시즌 동안 세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2012년과 지난해 모두 정상에 올라 3연패에 도전한다.
포천시민축구단이 무서운 터줏대감이라면 화성FC는 무서운 신예다. 창단 첫 시즌인 지난해 B조에서 16승 5무 4패의 전적으로 1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나갔다. 플레이오프에서 파주시민축구단에 1-2로 져 비록 챔피언결정전에 나가진 못했지만 창단 첫 시즌에 대파란을 일으켰다. 결국 화성FC는 두번째 시즌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로 포천시민축구단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나 흥미로운 것은 포천이나 화성 모두 '스포츠 도시'를 선언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라는 점이다. 최근 적지 않은 지방자치단체가 스포츠 마케팅 마인드로 무장한 '스포츠 도시'를 선언하고 있지만 포천과 화성은 경기도 내에서도 스포츠 강소도시로 커나가기 위한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는 팀이다.
그런만큼 포천이나 화성 모두 스포츠 강소도시로 커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위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챌린지(2부), 실업축구 내셔널리그에 이은 한국 축구 4부리그 격인 '강소리그' 챌린저스리그에서 우승이 필요하다.
◆ 내년 경기도체육대회 개최하는 포천, 축구공원까지 조성
포천이라고 하면 아직까지 '군(郡)'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 포천이라는 이미지는 군사도시 또는 막걸리 정도로만 기억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포천에 또 다른 '명물'이 생겼다. 바로 포천시민축구단이다. 포천시민축구단은 2012년과 지난해 모두 포천종합운동장에서 챔피언결정전을 치러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화성FC와 챔피언결정전 역시 홈에서 열리기 때문에 '안방불패'를 기대한다.
포천시민축구단이 포천의 명물이 된 것은 굳이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축구를 통해 선수와 구단, 서포터스, 지역이 융화돼 풀뿌리 축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포천에서는 웬만한 프로팀보다 더 인기가 있는 이유다. 지역밀착형 구단을 표방하기 때문에 홈경기마다 1500여명 이상 관중이 모인다. 아직 관중유치력이 떨어지는 K리그 챌린지(2부) 팀과 맞먹고 내셔널리그 팀보다 많은 수준이다.
또 포천시민축구단에는 K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즐비하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심영성을 비롯해 강원FC에서 뛰었던 김준태가 포진해 있다. 또 전재희, 김준태 등 탁월한 골잡이가 많아 어느 선수라도 골을 터뜨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포천시민축구단의 성공과 맞물려 포천시 역시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포천시는 내년 5월 경기도 체육대회 개최지로 지난해 3월 선정돼 포천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과 확충을 하고 있다. 다음달 리모델링이 끝나면 관중석이 새로 바뀌고 차광막도 생기게 된다.
또 포천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포천시민축구단은 향후 상위리그 진출과 대한축구협회(FA)컵 홈경기 유치의 발판을 마련하 수 있다.
포천시는 포천종합운동장 리모델링 외에도 경기도 체육대회 개최를 계기로 테니스 전용구장, 포천 야구장, 축구전용구장 등을 조성하는 등 체육 인프라 확충에 앞장서고 있다.
포천종합체육관 역시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붕 방수, 내부기능개선 및 창호, 소방설비, 방송설비 교체 등을 통해 리모델링된다. 또 포천시 선단동에 지어지는 선단동 체육센터는 70억4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다목적체육관이다.
이밖에 인조잔디 3면 규모의 포천축구공원 역시 포천시가 공을 들이는 체육 인프라 확충 사업이다.
◆ 체육회 전폭 지지 속에 쑥쑥 커가는 화성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의 주역이자 올드 축구팬에게 '비운의 스타'로 잘 알려진 김종부 감독이 이끄는 화성FC는 당초 K리그 진출을 목표로 창단됐다. 챌린저스리그에서 유일하게 연간회원권 제도를 도입했으며 입장권도 유료로 판매하고 있다. 또 대회 홍보를 위해 모든 경기를 지역방송국을 통한 인터넷 중계를 실시할 정도로 팬 모으기에 앞장서고 있다.
화성FC의 이러한 노력은 화성시체육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화성시는 화성종합경기타운이라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포츠 도시로 커나가고 있다.
화성종합경기타운 체육관에 V리그 여자부 화성 IBK기업은행을 유치한 것 역시 이의 일환이다. IBK기업은행을 유치했을 당시 시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브랜드 홍보 등 화성시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화성시가 IBK기업은행과 연고지 협약으로 한국 배구의 중심지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넥센 히어로즈의 2군팀인 화성 히어로즈 역시 화성시의 작품이다. 화성 히어로즈의 홈구장은 현재 리틀야구장까지 갖춘 화성베이스볼파크로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화성시 전곡항 역시 요트의 메카로 자리하고 있다. 이미 10년 전부터 화성시를 '건강도시 화성시'로 만들겠다는 시책과 맞물린 결과다.
화성FC에도 포천시민축구단처럼 K리그 출신 선수들이 있다. 전보훈과 오주현이 그들이다. 특히 전보훈은 이번 리그에서 15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탁월한 골 감각을 자랑한다. 여기에 16골을 기록한 김형필도 있다.
화성은 포천의 유일한 맞수로 통한다. 챌린저스리그에서는 1무 1패로 밀렸지만 전국체육대회에 나가기 위한 경기도 대표를 뽑는 두차례 예선 맞대결에서는 1승 1패로 팽팽했다.
포천시민축구단이나 화성FC는 모두 '작은 팀'이다. 그러나 상위리그 진출을 위해 '큰 팀'이 되기를 꿈꾼다. 포천시민축구단은 주위 의정부와 동두천 등 인근 도시의 팬들까지 끌어들여 향후 상위리그에서 인기 구단으로 커나가겠다는 야심이고 화성FC 역시 수원시 옆 중소도시를 연고로 한다는 이미지를 벗고 K리그 진출까지 내심 꿈꾸고 있다.
그렇기에 두 팀은 챌린저스리그 우승을 통해 각자가 갖고 있는 큰 목표와 야심이 이뤄지는 시기를 앞당기고 싶어한다. 4부에 해당하는 챌린저스리그의 챔피언결정전을 허투루 볼 수 없는 이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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