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1-24 16:17 (일)
손흥민 골 말고도 모든 게 좋았다, 도르트문트 딛고 우뚝 섰다 [토트넘-도르트문트 챔피언스리그]
상태바
손흥민 골 말고도 모든 게 좋았다, 도르트문트 딛고 우뚝 섰다 [토트넘-도르트문트 챔피언스리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1.22 0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토트넘 핫스퍼 손흥민(25)에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란?’

한 인기 예능에서 나오는 공식 질문이다. 손흥민에게 도르트문트란 어떤 존재일까. 고마우면서 반갑고 또 기분 좋은, 한마디로 정리하기 힘든 복합적인 의미를 지닐 것이다. 하나 확실한 것은 도르트문트가 없었다면 지금의 손흥민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란 사실이다.

손흥민은 22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리그 5차전에서 다시 도르트문트를 만났다. 분데스리가 시절을 포함해 10번째 만나는 상대였다.

 

 

도르트문트를 만나면 손흥민이 날아오르는 건 이제 공식이 돼 버렸다. 이쯤되면 과학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손흥민은 이달 10일과 14일 국가대표팀에서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한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후 장거리 비행을 통해 토트넘 팀 훈련에 합류한 손흥민은 나흘 만에 열린 아스날전에서 교체로 나서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모두 선발로 내세웠지만 손흥민은 컨디션 관리를 위해 아꼈다. 도르트문트전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였다. 비록 아스날에 패하긴 했지만 손흥민을 아낀 건 ‘신의 한 수’가 됐다.

이날 3-4-1-2 포메이션에서 케인과 함께 투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수비 뒷공간에서 공을 따내 양 팀의 첫 슛을 날려 코너킥을 만들었고 이후에도 연신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전반 31분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꾸준히 기회를 만들어내는 손흥민의 뛰어난 경기력이 있어 언제든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운이 느껴졌다.

후반 4분 알리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아크 왼쪽에서 날린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무승부로 끝날 수 있었던 경기를 손흥민이 승점 3짜리 경기로 바꿔놨다. 후반 31분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알리가 왼쪽 측면에서 수비 2명 사이를 빠져나왔다. 손흥민의 움직임이 예리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은 수비가 몰리자 동물적 감각으로 방향을 전환해 뒤로 빠졌다. 시야에서 단번에 손흥민을 발견한 알리는 컷백 패스를 건넸다. 손흥민은 침착히 공을 컨트롤 한 뒤 수비가 달라붙기 전 완벽한 궤적의 오른발 슛을 때렸다.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정확히 빨려들어갔다.

시즌 4번째 골이자 통산 챔피언스리그 6호골. 이미 박지성을 넘어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주인공이 된 손흥민은 자신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더불어 도르트문트전 10경기에서 만들어낸 8번째 골이기도 했다.

포체티노 감독에겐 손흥민이 복덩이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위라는 쾌거를 이룬 토트넘이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선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엔 유럽 무대에서도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손흥민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은 1차전 도르트문트전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도왔다. 이후 아포엘, 레알 마드리드까지 연달아 꺾은 토트넘은 이날 5차전에서 손흥민의 골로 다시 한 번 승리를 챙겨 4승 1무(승점 13)로 레알(승점 10)을 꺾고 아포엘과 최종전을 남겨둔 상황에서 조 1위를 확정지었다. 이날 레알이 아포엘에 6-0 대승을 거뒀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승점 다음으로 골득실이 아닌 승자승에 의해 순위가 갈리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레알과 조별 리그에서 1승 1무로 앞섰다.

이는 다른 조 1위를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조 1위를 확정한 맨체스터 시티와 선두가 유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강팀들을 피할 수 있어 토트넘은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