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다. 해마다 10여명의 신인들이 프로에 입성하기에 누군가는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 장기 부상자나 오랫동안 기회를 받았음에도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선수들이 칼바람을 맞는다.
2017년도 예외는 없었다. KBO리그(프로야구) 10개 구단은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류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각 구단은 매년 11월 25일까지 다음 해 재계약 대상 명단인 보류선수를 확정해 KBO에 통보하고, KBO는 30일 이를 공시한다.
올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롯데는 총 8명의 선수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는데, 그 중에서도 내야수 박종윤(35)의 이름이 눈에 띈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2001년 롯데에 입단한 박종윤은 2009년부터 이대호의 1루 백업으로 종종 기용됐다. 2010년과 2011년 2년 연속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제리 로이스터, 양승호 감독으로부터 많은 기회를 받았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진출한 2012시즌부터는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100안타 이상을 친 시즌이 두 번 밖에 없고,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14시즌(0.445)을 제외하고 장타율 4할 이상을 친 시즌도 없었다.
프로 12시즌 동안 타율 0.268 644안타 42홈런 332타점을 기록한 박종윤의 통산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0.16(스탯티즈 기준). 2015년과 2016년에는 –1.23, -0.51을 기록할 정도로 팀에 별다른 보탬이 되지 못했으며, 2017년에는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이대호와 계약을 체결한 롯데는 결국 박종윤을 2018시즌 구상에서 제외시켰다.
박종윤은 1루 수비력은 준수하지만 그 밖의 포지션에서 활용할 수 없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포지션이 한정적인 것에 비해 타격이 좋은 것도 아니다. 낮은 공을 잘 치지만 좌완투수 상대 성적이 좋지 않고, 출루율이 낮은 점도 아킬레스건이다.
과연 박종윤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에서 재기를 꿈꿀 수 있을까. 방출의 아픔을 딛고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롯데는 박종윤 외에 투수 강영식(36) 이재곤(29) 안태경(27) 김웅(24) 김재열(21), 외야수 김주현(29) 김민하(28)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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