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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AR·VR 기술이 바꾸는 스포츠산업 [포럼현장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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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AR·VR 기술이 바꾸는 스포츠산업 [포럼현장Q]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2.01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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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게임 채널 OGN에서 방영하는 ‘퍼펙트센스 VR’이라는 프로그램이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기를 착용한 여성 MC 신아영은 스키점프대에 엉거주춤 서서 비행하며 비명을 지른다. 사실은 가만히 있는 신아영을 본 남성 MC 장동민과 게스트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 일반인은 범접하기 힘든 스키점프를 간접 경험하는 것, 기술이 바꾼 스포츠 세상이다.

VR,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이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VR 게임장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가 됐다. AR 게임 ‘포켓몬고’는 속초행 고속버스 티켓을 매진시키는 기이한 사례를 낳았다. 스마트폰과 VR/AR의 결합으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스포츠도 변화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지난달 3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술을 통한 스포츠산업의 확장’을 주제로 글로벌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기술·데이터 전문가, 스포츠경영·스포츠마케팅 석학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데 모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바뀌고 있는 스포츠산업 지형도를 논했다.
 

▲ 케빈 찬 제트원VR 공동창립자. [사진=스포츠산업 글로벌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 VR 활용하면, 스포츠이벤트 막 내려도 효과

케빈 찬 제트원모션 공동창립자는 “7년 단위로 메인스트림이 바뀐다”며 “2000년 웹사이트에서 2007년 애플 아이폰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2013년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로, 이젠 2020년 AR/VR을 향하고 있다”고 흐름을 설명했다. 제트원모션은 50개 산업군 300개 기업, 50만 유저를 클라이언트로 둔 홍콩 국적 VR 기업이다.

2015년 670만이던 VR 사용자는 나날이 발전, 2018년 저변을 1억7100만까지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보험, 부동산, 럭셔리브랜드, 교육기관, 비정부기구, 카지노, 박물관, 패션기업 등을 커버하는 제트원은 VR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점에 착안, 스포츠를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

케빈 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광고를 붙이는 스폰서가 늘 궁금해 하는 건 참가자 수와 노출도다. VR 기술을 활용하면 스포츠이벤트가 막을 내려도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어필할 수 있다”면서 “열기를 잇는 게 아이디어다. 경기 날 광고를 하고 360도 비디오 등 새 콘텐츠를 통해 지속적인 바이럴 트래픽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모바일로 사이트에 접속하면 팝업 광고를 접한다. 케빈 찬에 따르면 모바일 광고가 떴을 때 클릭하는 비율은 닫다가 잘못 누른 경우를 포함, 고작 1%다. 데스크톱 광고는 이보다 더 낮은 0.4%. 반면 VR 플랫폼은 29.8%가 광고를 시청한다. 모바일, 데스크톱보다 VR이 광고의 정교한 타깃을 겨냥, 성공 비율을 높인다는 주장이다.

케빈 찬은 “VR을 통해 로고를 흥미롭게 녹여낼 수 있다. 스포츠는 매우 좋은 콘텐츠다. 트래픽을 잘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 “비디오에 충실하면서도 리얼리즘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사용자의 경험을 해하지 않는 즉, 비간섭적 노출로 홍보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유통기한도 길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크레이그 힐 호주스포츠기술연한 고문. [사진=스포츠산업 글로벌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 호주, 스포츠산업 선진국 된 이유는

크레이그 힐 호주스포츠기술연합(ASTN, Australian Sports Technologies Network) 고문의 발제 ‘4차 산업혁명이 가져 올 스포츠기업의 미래’를 통해선 인구 2400만의 호주가 어떻게 스포츠 강국으로 발전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

호주는 경기 당 3만5000명, 단일 시즌 총 관중 730만의 호주풋볼, 320만의 내셔널럭비리그, 180만의 프로축구(A리그), 경기 당 3만, 총 100만의 크리켓리그(BBL), 대회 기간 72만이 찾은 호주오픈 테니스, 나흘에 30만을 모은 F1 그랑프리까지 스포츠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힐 고문은 ASTN의 정교한 산업 발전 계획 플랜을 설파하면서 스포츠퍼포먼스 기술(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스포츠분석), 스포츠전사관리(CRM, 머천다이징, 선수관리, 미디어), 경기장·팬 관리(스타디움 인프라, 선수·팀 경험, 팬 경험) 등을 정교하게 다듬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이어 △ 스타트업을 독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라 △ 소비 패턴과 유통 방식이 달라짐을 인지하라 △ 선수단 케어를 강화하라 △ 여성스포츠 전문성을 키워라 △ e스포츠 발전속도를 주목하라 △ 중국, 인도 거대기업의 투자를 주목하라 △ 피트니스, 트레이닝에 게임 개념을 활용하라 등의 팁을 전수했다.

힐 고문은 “한국의 스포츠산업 퍼포먼스는 호주와 그 구조가 유사하다. 혁신 역량만 놓고 보면 중간 수준인 호주에 비해 한국이 위에 있다”고 격려하면서 “ASTN은 한국, 일본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 한국과 스포츠 관계를 우호적으로 다지는데 우리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 패널 토론에서 이야기 중인 김정윤 웨슬리퀘스트 이사(오른쪽 첫 번째). [사진=스포츠산업 글로벌 컨퍼런스 사무국 제공]

◆ “정부, 감시자 역할에서 벗어나길”

이밖에 2006 뉴질랜드 전자통신사용자협회 올해의 기술 전문기자로 선정됐던 ‘휴먼스 3.0’의 저자 피터 노왁이 ‘세계 스포츠시장의 성장에 기술이 미치는 영향’,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구단 플로리다 팬서스의 하키분석가 브라이언 맥도널드가 ‘전문 과학 기술을 통한 스포츠기업의 성장’에 관해 이야기했다.

곽대희 미시간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김현덕 계명대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에서는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 김유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 김정윤 웨슬리퀘스트 이사, 김종채 뉴저지 페어레이 디킨슨대 스포츠경영 프로그램 교수가 나서 각자 의견을 전했다.

스포츠컨설팅 전문가인 김정윤 이사는 “인구 5000만인 한국은 호주보다 시장이 크다. 우리도 할 수 있지만 스포츠가 가장 폐쇄적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하다”고 지적한 뒤 “글로벌 리더들이 어떤 질문을 하며 미래를 그리는지 알아보자. 정부는 펀딩하고 감시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정보 제공과 전문가 네트워킹을 돕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해야 한국 스포츠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행사에는 박영옥 한국스포츠개발원장 등 정부관계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등 프로스포츠 단체 직원, 스포티즌을 비롯한 스포츠마케팅 업체 임직원, 스포츠산업 구직·창업을 원하는 대학생 등 트렌드를 따라잡으려는 3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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