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유진규 기자] 1995년 40년 만에 비(非) 유럽인 최초 발롱도르를 수상한 라이베리아 축구 영웅 조지 웨아(51)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29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는 "조지 웨아가 지난 26일 실시된 라이베리아 대통령 결선 투표에서 지지율 61.5%를 기록, 38.5%에 그친 조셉 보아카이 현 부통령에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조지 웨아와 보아카이는 지난 10월 1차 투표에서 각각 38.4%, 28.8%의 표를 얻었지만 과반수 달성에 실패해 대통령 자리를 두고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라이베리아는 1944년 윌리엄 튜브만 대통령을 시작으로 장기 독재와 쿠데타가 반복됐다. 특히 1990년 찰스 테일러가 이끄는 반군에 의해 사무엘 도에 대통령이 피살되면서 내전이 확대돼 피의 살육전이 10여 년 간 지속됐다. 이후 2005년 앨런 존슨 설리프 현 대통령이 12년간 집권해 임기를 1개월 남겨두고 있으며 웨아가 대통령 자리에 앉는다면 73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인 정권교체를 이룬다.
웨아는 2003년 축구계에서 은퇴한 뒤 정치권에 몸담아 2005년 처음으로 대선 후보로 나섰다. 당시 후보였던 설리프에게 패하면서 설리프가 아프리카 첫 여성 대통령에 올랐다. 웨아는 2011년 대선에도 민주변화회의당 윈스턴 툽먼 대통령 후보의 부통령 후보로 나섰지만 설리프가 재선에 성공했다.
웨아는 현역 시절 AS 모나코를 시작으로 파리생제르맹(PSG), AC 밀란, 첼시,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1995년부터 5년간 활동한 AC 밀란 시절 첫해에 비 유럽인 최초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오랜 전통을 깼다. 40년 동안 유럽인의 독차지였던 발롱도르 역사상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 출신 수상자가 나온 것이다.
이후 발롱도르는 1997년 호나우두, 1999년 히바우두(이상 브라질) 등 남미 대륙에서도 수상자가 나오며 최고 영예의 축구선수상이 됐다. 웨아가 유럽 대륙 선수만을 대상으로 시상하던 발롱도르의 전통을 깬 선구자가 된 셈.
웨아는 맹활약을 펼친 1995~1996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포함해 AC 밀란의 두 차례 리그 우승(1998~1999시즌)을 이끌었고, 1995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도 휩쓸며 그해를 지배했다. 아프리카 올해의 축구선수상 최다 수상 부문에서도 사무엘 에투가 2010년 4번째 수상을 하며 경신하기 전까지 3회로 최다 수상자였다.
축구계 오랜 전통을 깨며 레전드 반열에 든 웨아는 정치인으로도 가장 높은 곳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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