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김광현! 김광현!”
SK 와이번스 팬들은 경기가 끝났는데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김광현(30)이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마운드에 섰다. 2016년 10월 8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구원 이후 533일 만의 복귀다. 선발로 범위를 좁히면 2016년 9월 16일 인천 삼성전 이후 555일 만이다.
경기 시작시간은 오후 2시. 오전 11시 30분 입장과 동시에 관중석이 들어찼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지난해를 통째로 거른 김광현을 간절하게 기다렸던 팬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경기도 시흥시에서 왔다는 박주석 씨는 “2007년부터 지켜봐 왔다. 작년엔 아예 못 봐서 아쉬움이 많았다. 부상 없이 시즌 잘 마쳤으면 좋겠다”며 “문학에서 가을야구를 보고 싶다. 김광현이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부모님과 인천을 찾은 김경민 씨는 “건강하게 한 시즌을 마무리해줬으면 한다. 이왕이면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오래오래 남아 29번 영구결번자로 이름을 남겨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박주석 씨, 김경민 씨 둘 다 시즌 개막 직전 SK가 출시한 ‘에이스의 귀환’ 패키지를 착용했다. 김광현 영문 마킹 남색 유니폼과 챙 밑에 김광현 친필 사인이 적힌 스냅백 모자다. 구단이 6개월 간 공을 들여 16만9000 원에 내놓은 200개 한정판 상품은 순식간에 동났다.
오후 2시 기준, 인천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45㎍/㎥로 ‘나쁨’ 수준이었다. 3시간이 넘는 야구를 야외에서 본다는 건 무모한 행위였지만 행복드림구장에는 2만2765명의 구름관중이 집결, 김광현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입증됐다.
김광현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모자를 벗고 1루, 3루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와이번스 팬들이 애지중지 아끼는 우리선수를 환영하는 건 당연한 일. 놀랍게도 자이언츠 팬들 다수도 김광현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김광현은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는 뜻으로 인사드렸다"며 "롯데 팬들도 많이 오셔서 함께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초구 시속 150㎞를 찍으며 귀환을 알린 김광현은 5이닝을 78구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SK의 5-0 완승을 견인했다. 2016년 9월 4일 마산 NC 다이노스전 이후 567일 만에 거둔 짜릿한 선발승이다.
에이스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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